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27일 모하메드 알-두리 이라크 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에서 미국이 이라크인들을 몰살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유엔이 전쟁을 중단시키라고 촉구하자 퇴장해버렸다. 네그로폰테 대사는 "나는 그가 연설하는 동안 오래 앉아 있었다. 그의 말을 충분히 들었다"며 퇴장 이유를 말했다. 알-두리 대사는 이라크전 후 처음 열린 안보리 공개 토론에서 마지막 연설자로나와 "영국과 미국이 모든 것을 죽이고 멸망시킬 몰살 전쟁을 시작하려 한다"면서 "그런 짓을 한 다음 후회해 보아야 소용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85명이 참석한 이 공개 토론에서 "인도적 문제가 대단히 중요하다면 전쟁을 중단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알-두리 대사는 "이라크인들이 꽃다발과 포옹과 환호로 미국인과 영국인들을 맞이하고,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미군의 진입에 환호한다고 생각하면 그들은 현혹된 것이라고 나는 엄숙한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에 경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바로 이때 네그로폰테 대사는 안보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퇴장해버렸다. 알-두리 대사는 미 대사가 퇴장한 후에도 "이라크군이 아직 미군과 대결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이라크인들과 여성들, 아이들, 농부들이 그들과 대결했다"며 결전의 의지를 내비쳤다. 알-두리 대사는 미국은 지난 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입하기 전에도 이라크내정 개입을 계획을 세웠으며, 97년에는 이라크 재건을 위한 계약들도 주선했다고비난했다. 이날 토론에서 안보리 소속 국가들이 아닌 10여 개국만 이라크전쟁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지지했고, 대부분 국가들은 전쟁을 반대하고 이라크의 무장해제가 평화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미국의 네그로폰테 대사는 알-두리 대사의 연설에 앞서 이번 전쟁은 대량파괴무기들을 없애려는, 지난 12년 간에 걸친 유엔 결의들에 명시된 요구들을 이라크가무시했으므로 이라크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네그로폰테 대사는 "연합군의 행동은 합법적이고 여러 나라가 참가하고 있다"며정당성을 부각시켰다. 그는 이라크전은 ▲이라크 국민을 해방시키고 ▲이라크내 테러리스트들의 기반을 제거하고 ▲이라크의 대량파괴 무기를 해제하고 ▲영토를 보전하고 ▲이라크를재건하는 등 5가지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유엔 AP AFP=연합뉴스)존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