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제2의 도시 바스라에서 25일 반(反)후세인 봉기가 일어났다는 영국 정부의 주장에 대해 이라크정부가 정면 반박하고 언론 보도들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영국 동맹군이 향후 전쟁 판세 전개에 중대한 영향을 줄 바스라로 진격 중인 상황에서 영국 정부의 이같은 주장이 보도되자 주요국 주가가 뛰고 유가가 떨어졌으나 아직 진실이 무엇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영국 공영 BBC방송은 25일 "바스라에서 후세인 정권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아마도(possibly)' 소요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반후세인 봉기가 막 시작됐다는 신호로 생각된다"는 영국군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또 이라크군이봉기 시민들에게 포격을 가하며 진압하고 있으며, 영국군이 시민들을 측면 지원하기위해 이라크군을 공격 중이라고 BBC는 밝혔다. 이어 제프리 훈 영국 국방장관은 26일 BBC 라디오와 한 회견에서 "바스라 봉기는 매우 확실하다. 민병대원들이 같은 국민들에 대해 공격을 시도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봉기가 아직도 진행되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하마드 사이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바스라에서 봉기가 일어났다는 보도는 미국과 영국 정부가 이라크 국민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발표한 거짓말이라며 봉기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또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바스라에 봉기가 전혀 없었다고 26일 전했다. 알 자지라의 바스라 현지 특파원인 모하메드 압둘라는 "바스라 거리는 매우 평온하고 폭력이나 소요의 징후는 전혀 없다. 다만 남동쪽 먼 곳에서 폭발음들만 들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 지역에서 전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상반된 주장과 보도와 관련해 어느 것이 진실인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시아파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스라 지역 거주민들은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바그다드의 수니파 정권에 대응하는 봉기를 일으켰으나 후세인의 무장진압으로 수백 명이 희생됐었다. 이런 정황들에 바탕하면 `봉기'가 일어날 개연성은 있다. 게다가 영국은 국방장관까지 나서 봉기가 일어난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이번 전쟁에서 여러 차례 미.영 고위 관계자들의 말이 사실이 아니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부풀린 것으로 드러난 바 있어 각료들의 말이라고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다. 영국 BBC 방송도 자국군이나 미국군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것에 불과하다. 알 자지라 보도의 경우 바스라 현지 특파원이 전한 것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무게가 있는 것이지만 이 역시 사실인지는 현재로선 확인되지 않는다. 그동안의 다른 전황 주장이나 보도와 마찬가지로 `바스라 민중봉기'도 시간이 흘러도 진실 여부가 확인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한편 이라크 남부에서 지난 24일 밤 영국군 탱크 간의 오인사격으로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BBC는 전했다. 이로써 이라크, 침공 이후 영국군 전사자는 2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2명 만 적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영국군은 밝혔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그러나 영국군 희생자 대부분이 오인 또는 사고로 죽었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