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파병 문제로 미국과 마찰을 빚고있는 터키가 이라크 북부에 대한 병력파견 계획을 확인했다. 터키의 압둘라 굴 외무장관은 25일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터키는 `위기상황'이 발발할 경우, 북부 이라크내에 20㎞에 달하는 완충 지대를 설치한 뒤 여기에 군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확인했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굴 장관은 "이 군대는 전쟁을 피해 이라크를 빠져나온 대규모 난민 문제를 다루게 될 인도적 차원의 임무를 수행하는 군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겪었던 난민 위기의 재현을 막고 싶다는 터키 정부의 입장을 강조한 그는 "우리는 모든 난민을 완충 지대에 수용하길 원한다"며 "이 지역은 인구밀집 지역도 아니고 안보상 이유도 있는 만큼 난민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면 이곳에 수용하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굴 장관은 어느 정도 규모의 터키군이 파견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필요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애초 계획에 따르면 약 4만명 정도의 터키군이 파병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제그 규모는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굴 장관은 이라크 북부에 대한 터키의 군사개입 문제에 대한 미국과의 논의는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인정했으며 터키에 파견된 미국의 잘메이 칼릴자드 특사도 이틀간의 회담을 마친 뒤 "며칠 내로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미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칼릴자드 특사의 회담 목표는 대규모의 터키군이 이라크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지 로버트슨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회담에 참석해"나토는 북부 이라크내에 20㎞의 완충 지대를 만들겠다는 터키의 제안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며 "현재 이 지역에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결론도 내려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