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도심 서북쪽으로 1시간여 떨어져 있는 안팅전(安亭鎭).중국 최대 승용차업체인 폭스바겐 합작공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최근 투자협의차 이곳에 온 사업가 P씨는 현지 관리들의 투자유치 열의에 감동했단다. "그들은 투자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지극 정성이었습니다. 공장부지 합작파트너 등을 마음에 들 때까지 소개했습니다. 공무원이 아니라 비즈니스맨 같았습니다." P씨는 전에 생각한 중국 공무원과는 너무 달랐다며 그 원인을 물어왔다. 투자유치 인센티브 정책에서 답을 얻게 된다. 우리나라 동(洞)에 해당하는 행정단위인 전(鎭)정부는 투자유치 공헌자에게 장려금을 제공한다. 2백만달러 이하 프로젝트는 총 투자금액의 1%,2백만∼5백만달러의 경우 0.8% 등 인센티브 규정을 두고 있다. "실제로 돈을 받는 공무원이 있느냐"는 물음에 해당 직원은 "조항 그대로다"라고 답한다. 최근 한 직원이 1백50만달러 프로젝트를 유치,1만달러 이상을 챙겼다고 답했다. 그 직원의 5년 연봉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유사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취재차 들렀던 상하이 인근 양저우(揚州)의 한 관리는 기자에게 "투자유치에 성공하면 투자액의 3%를 받게 된다"며 "한국 투자가를 소개시켜 주면 그 중 1.5%를 나눠주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돈 감각에 예민한 중국공무원들이 인센티브를 묵과할리 없다. 그들은 투자유치를 위해서 뛰는 비즈니스맨으로 변하고 있다. 투자유치 실적은 승진의 가장 큰 요소이기도 하다. 지방정부 지도자들은 승진을 위해 직원들을 투자유치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간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중국은 5백27억달러의 해외직접투자를 유치,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투자대상국으로 올라섰다. 저렴한 노동비용,광활한 시장 등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물불 가리지 않고 투자유치에 뛰어드는 관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 뒤에 인센티브 제도가 있는 것이다. 안팅전 투자유치 인센티브 제도는 우리나라 지방정부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