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Week ] 30여만명에 이르는 미.영.호주 지상군과 1천여기의 전투.전폭기, 그리고 7척의 항공모함이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동원됐다.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불과 몇주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많은 재계 인사들은 이번 전쟁이 가능한 한 짧은 시간 안에 끝나길 고대하고 있다. 그래야 지난해 11월 배럴당 25달러에 머물다 불과 몇 개월만에 38달러까지 치솟은 유가를 안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라크가 유전지대를 파괴한다면 세계 경제는 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부족한 석유량을 보충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비축유와 베네수엘라 및 나이지리아의 불안한 정정을 감안할 때 사우디만의 노력으로는 간극을 메우기 벅찬 실정이다. 결국 세계 경제는 미국이 전후 경제를 어떻게 끌고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불황에 빠진 일본과 침체를 피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독일 등 유럽연합(EU)을 고려할 때 세계 경제가 활력을 찾기 위해선 미국은 3% 내지 3.5%의 경제 성장을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전쟁 하기에도 벅찬 부시 대통령을 볼 땐 이런 희망은 너무 비현실적이다. 물론 부시 대통령이 일단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하는데 성공한다면 그는 국내 정치에서 현재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역사를 돌이켜보건대 대통령에 대한 인기와 지지는 전쟁이 끝을 냄과 동시에 사그러든다. 게다가 테러라도 발생한다면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그가 이라크 모험에서 성공한다면 정치적 입지가 확대되겠지만 이번 전쟁이 반드시 미래를 확정짓는 것은 아니다. 향후 전개될 국내 경제가 더 큰 변수가 될 것이다. 진흙탕에 빠진 경제를 얼마나 잘 회복시키고 적자 예산으로 산적한 국내 현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하느냐에 그의 재선 여부가 달려 있는 것이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