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신문들은 22일 미국과 영국군의 바그다드 대공습과 대규모 반전시위를 일제히 톱 뉴스로 다뤘다. 요르단 타임스와 앗두스투르 등 영문.아랍어 신문들은 연합군의 공세와 이라크민간인 피해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요르단 전국 각지와 아랍권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미, 반전시위도 당연히 비중있게 다뤄졌다. 요르단 타임스는 사설에서 `요르단 퍼스트'의 개념을 국수적 국가주의가 아닌 다원성과 광의의 개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은 자신들의 감정과 정치적 성향, 신념을 표현할 수 있고, 이라크를 지지하는 가두시위를 벌일 수도 있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을 동원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영국군의 바그다드 대공습이 시작된 21일 밤 알-자지라와 BBC 등을 통해 폭격 장면을 침통하게 지켜 본 시민들은 정상 근무가 시작된 토요일 오전 평소보다 늦게 일상을 시작했다. 오전 러시아워 시간대에도 시내를 통행하는 차량들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요르단 정부는 전날의 대규모 반전 시위와 관련, 국민들에게 질서와 안정을 유지해줄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압둘라 2세 국왕은 요르단 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아랍과 국제사회가 전쟁을 막지 못한데 대해 유감을 거듭 표시했다. 무기력한 지도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을 달래려는 듯 형제국인 이라크 국민들에게 인도적, 형제적 의무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모하메드 아드완 공보장관은 요르단 국경 지역에서 이라크를 향해 공격이 단행됐다는 알 자지라 TV 보도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요르단이 대이라크 공격 거점으로 이용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보도내용이 "전혀 근거없는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외무부 관계자도 미군이 요르단 방면에서 이라크로 진격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라크 난민들이 모여드는 알-마디나 지역의 노천 커피숍과 케밥 식당들은 20일밤 TV 앞에 앉아 시샤(물 담배)를 피우며 샤이(차)를 마시는 외국인 노동자들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서툰 영어로 이라크에서 왔다고 밝힌 노무자풍의 20대청년은 공습 장면을 지켜본 소감을 묻자 고개를 좌우로 크게 흔들며 대답을 못했다. 한때 이라크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는 노천 카페 주인 마흐무드는 이라크인들이 전쟁 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대부분 불법 취업자들인 이들은 당국에 적발되면 추방을 당하기 때문에 신분 노출을 꺼린다고 했다. (암만=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