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북한군에도 심리.전술.전략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군 고위 간부 출신의 한 탈북자는 20일 "북한군은 미국의 이라크 군사작전에 관한 자료를 토대로 현대전에 대비한 새로운 유형의 전략전술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우선 핵.화학전에 대비한 지하벙커를 신설하고 낡은 벙커를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유영철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의 신형 무기에 큰관심을 갖고 이에 대비한 전술을 발전시킬 것"이라면서 "현대전에 임하는 장병들의정신전력 강화에도 중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91년 걸프전에 관해 상당한 연구를 진행한데 이어 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연방 공격 때도 군사고문단을 유고에 파견해 각종 대응 전술과 전략을 연구해온 경험이 있어 이번 전쟁을 간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후 평양 등 대도시에서 항공기 폭격에 대비한 민.관.군 합동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각종 보고회에서는 전국을 '요새화'할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군은 앞으로 핵.화학전을 비롯 전자전에 대비한 다양한 전술과 대비책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핵.화학전에 대응해서는 기존 지하벙커에 밀폐식 출입문과 각종 제독장치를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걸프전 이후 지하벙커의 출입구를 지그재그식으로 바꿨고 내부에 일정수의 병력을 수용할 수 있는 1~2개의 밀폐식 공간을 마련했다고 북한군 출신의 탈북자는 전했다. 또한 항공관제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전자전에 대비해 전투기를 지하벙커에 두고 활주로 인근에는 모형 전투기와 모형 탱크를 배치하는 등 위장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북한 전역에 8천여개소로 추정되는 지하벙커 보강작업을 지속적으로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군 출신의 탈북자는 북한은 지하벙커와 동굴을 파괴하는 신형무기인 벙커파괴탄(GBU-28/37)과 열압력폭탄(BLU-118/B) 등에 대응해 기존 벙커 인근에 강한 열을방출시키는 모조 벙커를 신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걸프전 종결 이후 미국의 군사작전에 관한 다수의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해 군관(영관급 장교) 이상의 군 간부들에게 작전의 허실을 비롯 무기의 종류와 성능 등에 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전쟁 연구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