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2년전 걸프전에서 사용, 발암물질 논란을 빚은 열화우라늄탄을 이번 이라크전쟁에서도 사용할 계획이라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BBC방송은 18일 미육군재료사령부의 제임스 노턴 대령이 미 국방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노턴 대령은 열화우라늄탄 사용을 막으려는 움직임은 적들의 미국 군사력 약화기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열화우라늄탄에 대한 이라크측의 주장은 의학적 근거가 없다며 "이라크는우리가 그들을 몹시 혼내줬기 때문에 열화우라늄탄이 사라지기를 원하는 것"이라고말했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미국과 영국군 탱크 및 지상공격 항공기들이 상당량의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방송은 전망했다. 영국 하원에서는 지난 17일 노동당 소속의 조앤 루독 의원이 영국정부의 민간인사상자 최소화 약속 이행여부 평가 대상에는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열화우라늄은 우라늄을 핵무기나 원자로용으로 농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군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열화우라늄은 밀도가 납의 1.7배에 달하며 단단할 뿐만 아니라 다른 물질들과달리 탱크 등의 장갑을 뚫고 들어가면서 자체적으로 날카로워지는가 하면 방어용 장갑으로 쓰일 경우는 일반 탄환을 퉁겨낸다. 이같은 특성은 지난 91년 걸프전에서 미군 탱크들이 이라크 탱크들을 제압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방송은 말했다. 미군의 M1 에이브러햄 탱크는 열화우라늄탄두가 장착된 포탄만을 사용하며 장갑에도 열화우라늄을 사용한다. 노턴 대령은 "지난번 전쟁 때 이라크 탱크들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우리 탱크에 포격을 했으나 그들이 발사한 포탄은 장갑을 뚫지 못하고 퉁겨져 나갔고 우리가발사한 포탄은 그들 탱크의 장갑에서 퉁겨나오지 않았다. 그 결과로 이라크 탱크들은 파괴됐고 우리 탱크들은 긁힌 자국만 남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남부 바스라항의 암 전문의들은 암 발생건수가 현저히 증가했다고보고하고 과거 걸프전 당시 이 도시 서쪽 농토에서 벌어졌던 탱크전으로 인해 초래된 열화우라늄 오염이 그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 국방부 보건지원국장인 마이클 킬패트릭 박사는 이 주장에 대한 의학적 답변은 "노(No)"라고 말했다. 열화우라늄은 약간 방사성이지만 주된 우려사항은 독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중금속이라는 점이며 열화우라늄탄이 표적에 맞아 폭발할 경우 열화우라늄이 미세한입자로 기화되기 때문에 인체에 흡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킬패트릭 박사는 아군 지원포격에 사용됐던 열화우라늄탄의 파편이나 먼지에 노출된 걸프전 참전용사 90명에 대한 연구 결과 열화우라늄과 관련된 의학적 문제는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걸프전 참전용사들은 자신들의 건강문제가 열화우라늄에 의해 초래된 것으로 믿고 있으며 발칸반도에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됐던 병사들 가운데 많이 발병했던 백혈병의 원인이 열화우라늄탄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