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전 개전이 이번주를 고비로 초읽기에 돌입함에 따라 워싱턴 전역이 일요일인 16일을 기해 전시 비상체제에 돌입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날 이라크사태의 평화적 외교노력을 17일로 종료한다고 공식 선언함으로써 이라크에 대한 무력 군사공격이 임박하자 수도 워싱턴과 연방 당국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의 분리 근무를 비롯해 백악관과 국무부,국방부, 국토안보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을 주축으로 전시내각 구성 준비 및 비상 테러경계 테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워싱턴 당국은 미국을 비롯한 참전 연합국의 이라크에 대한 융단폭격을 시발로 전면전이 시작될 경우, 이에 대한 즉각적인 대규모 테러반격이 감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워싱턴 전역에 대한 테러경계 대비책을 총점검하고 이의 실천에 착수했다. 미국은 지난 9.11 테러 참사 이후 "전쟁중"임을 선언하고 평시체제와 전시체제를 병행 운영해 왔으나 이라크와 전면전에 돌입하면, 전시체제로 급속한 전환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워싱턴을 비롯한 미국 전역이 이라크전과 미국에 대한 테러반격전 등 "2개 전선"에 대한 대비에 돌입했다면서 이라크 공격은 미국의 테러공격에 불을 댕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군사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국제 테러망에 대한 일격을 가하게 되겠지만 그 역작용으로 급진 이슬람권 과격단체 및 반미 테러리스트들의 대미 공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및 연방 당국은 특히 이라크 공격과 이에 따른 생화학 및 핵 테러 반격가능성에 대비해 연방 공무원들과 시민들에게 방독마스크 구입 및 착용 요령을 숙지시키는가 하면 테러대비 지침을 모든 시민들에게 우편, e-메일, 책자 등을 통해 전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워싱턴 상공에 대한 초계 정찰을 강화하고 정찰용 헬기 등을 동원해 24시간 비상 감시체제를 가동하는 한편 백악관과 인근 부속건물 및 의사당과 연방주요 건물에 대한 비상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백악관 주변에서 일체의 평화시위 및집회를 금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