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미군이 걸프지역에 병력을 대폭 증강하고, 터키 인근 해역에서 대기중이던 군함들을 홍해로 재배치하는 등 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미군은 개전시 이라크군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열화우라늄탄(DU)을 사용키로 해 논란이 예상되며, 이라크는 미군의 바그다드 진입을 막기 위해 이라크 북부쿠르드자치 지역 접경 곳곳에 지뢰매설 작업을 벌이고 있다. ◆ 美병력 38만명 증강 = 미국은 이라크전에 대비, 모두 38만명의 병력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미 국방부 관계자가 14일 밝혔다. 이같은 병력 증강은 이날 피터 페이스 미 합동참모본부 차장이 주재한 국방전문가 회의에서 언급된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은 또 이라크 주변에 13일 배치된 B-2 전폭기를 비롯해 헬리콥터ㆍ전함ㆍ탱크ㆍ전투기 등의 지원아래 정예병력 25만명을 증강 배치했으며, 나머지 병력은 쿠웨이트에 주둔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와 함께 영국군 4만5천명이 쿠웨이트에 배치돼 개전시 이라크 남부에서, 쿠르드족도 병력 7만명을 동원, 미군을 포함한 약 50만명이 개전시 이라크 북부지역에서공격하는 등 미ㆍ영 연합군과 쿠르드족의 `바그다드 삼면 포위작전'이 구축되고 있다. 특히 미군은 이라크전이 발발할 경우 이라크군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M-1에이브러햄 탱크와 A-10전투기를 통해 `열화우라늄탄'(DU)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리들은 이라크가 1991년 제1차 걸프전 당시 미군의 열화우라늄탄 사용으로 이라크 남부지역 어린이들 사이에 암과 백혈병 발생 비율이 높아졌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한편, 영국에 배치돼있던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한 B-52 장거리 전폭기 2대가 이날 `통상적인' 시험비행을 이유로 영국의 페어포드 공군기지를 이륙했다. ◆ 터키 대신 홍해 병력 재배치 = 미국은 터키에서 병력 주둔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전함들을 홍해로 보내는 등 터키 인근 해역에 대기중인 병력을 재배치할 계획이다. 구축함 2대와 핵잠수함 3대가 이날 수에즈 운하를 지나 걸프해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이집트 항구 당국자들이 전했으나, 미 해군 대변인은 미 전함들의 배치 현황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13일 10∼15대의 전함이 지중해를 떠나 사우디 아라비아 지원아래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홍해로 향하고 있으며, 나머지 전함도 조만간 뒤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미국에 대한 군사협조 범위를 감추려 하지만, 미군은 지난한달간 사우디내 9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사우디내 미 병력은 수도 리야드 인근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 뿐아니라 이라크 접경지역 근처 최소 1개 기지에 소규모 주둔중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와 함께 이스라엘과 요르단으로부터 영공통과 허가를 요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또 레젭 타입 에도르안 새 터키 총리에게 터키 의회가 지난 주 부결한 자국내 미군 주둔허용안에 대한 의회 재표결을 압박하고 있으나, 다음 주까지 표결이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라크 망명자 중에서 첫 그룹이 헝가리에서 미군으로부터 수개월동안 군사훈련을 마친 뒤 걸프지역에 있는 미군에 배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 이라크군'이라고 적힌 황갈색 제복을 입은 이들 망명군들은 개전시 통역과 함께 미군 연락업무를 맡게 될 예정이다. ◆ 이라크, 쿠르드 접경지역에 지뢰매설 = 이라크는 개전시 미군이 북부지역으로부터 공격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쿠르드 주거지와의 접경지역에 곳곳에 지뢰를 매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술지역에 사는 한 목격자는 이날 "이라크 공병대가 크루드족 거주지역과 접경을 맞대고 있는 경계선을 따라 지뢰를 매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뢰 매설은 미 지상군이 이라크 북부지역으로부터 바그다드로 침공해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아르빌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