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무장해제 시한을 17일로 못박음으로써 이라크 전쟁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데드라인'이 적시된 2차 결의안 수정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시한 뒤 "이라크가 17일까지 무장해제를 하지 않을 경우 마지막 기회를 포기한 것으로 본다"고 경고, 수정안이 최후통첩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 공격은 다음주 주말께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유엔이 카드를 보여줄때" 미국과 영국이 무장해제 시한을 17일로 못박은 것은 안보리의 승인이 없더라도 양국 주도로 조만간 이라크를 공격하겠다는 뜻을 재차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지난주말 특별회견을 통해 "이제 그들(안보리 이사국)이 카드(이라크 공격에 대한 입장)를 보여줄 때가 됐다"고 유엔을 압박했다. 따라서 미국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망명 등 돌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한 '안보리 표결→부시 대통령의 최후통첩→개전선언'의 수순을 밟아 이라크 공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데드라인이 17일이란 점을 감안하면 미국은 다음주 주말께(20∼22일) 이라크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3월을 넘길 경우 무더위 등으로 전쟁 자체가 어려워 진다는 점도 미국과 영국으로 하여금 더이상 개전을 미룰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 미.영, 전화외교 강화 이라크전쟁이 임박해지면서 '자기편 끌어들이기' 외교전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주말 동맹국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전화외교'를 대폭 강화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각국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수정 결의안 지지'를 호소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