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사국들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이라크에 `일정기간' 최후통첩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2차 결의안 수정의사를 내비친데 이어 미국도 개방적인 태도를보이는 등 이라크 사태가 새 국면을 맞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이라크의 무장해제 의지를 높게 평가한 데다 프랑스, 러시아, 독일에 이어 중국도 대(對) 이라크 군사행동에 반대의사를 천명하는 등 2차 결의안에 반대하는 안보리 이사국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고 있기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수정안에는 `일정시간내' 무장해제를 충족시키라는 대 이라크 최후통첩이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 영국.미국 등 결의안 수정방침 시사 = 영국은 무력을 통해 이라크 무장해제를 추진하는 2차 결의안에 대한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이 밝혔다. 그는 유엔 안보리 회의를 위해 뉴욕에 도착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결의안 문구조정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으며 결의안을 개선할 수 있는 어떠한 건설적제안도 논의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헀다. 그는 "이것이 우리가 하려는 것이며 (다른 나라)의 외무장관들이 도착하면 보다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수정 가능성이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말했다. 스트로 장관은 그러나 결의안이 어떻게 수정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않았다. 특히 이라크에 대해 초강경 입장을 고수해온 미국도 2차 결의안 수정할 수도 있다는 나타내 주목을 끌었다. 애리 플라이셔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외무장관 수준의 안보리 회의를 하루 앞둔시점에서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며 이라크 결의안과 관련해 처음으로 개방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스페인 정부도 미국,영국과 함께 2차 결의안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공식 확인, 결의안 수정을 기정사실화했다. ▲ 수정 내용 = 익명을 요구한 런던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과 영국, 스페인 등이 이라크로 하여금 무장해제 요구를 충족시키라는 최후통첩을 포함하는 수정안을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전적으로 사찰단에 협조하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 모든 국가가 판단토록 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소식통은 미국 등이 무력승인을 허용하더라도 여전히 실제 행동에들어가기전에 `일정시간'이 있다는 것을 강조, 아직까지 결의안 지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사국들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은 수정안에서 이라크가 며칠내 무장해제에 대한 "완벽한 태도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라크가 이같은 방향전환을 수용하는 것은 지금까지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어서 불가능할 것이며 결국 무력을 통한 무장해제가 가능해진다는 논리라고 이 소식통은 설명헀다. ▲ 수정안 제의 배경= 수정안이 제기된 배경은 한스 블릭스 무기사찰단장이 이라크가 5일 이라크가 "전적인 협조"를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 한 요인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치열한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 미국이 결의안 채택에 필요한 유엔 안보리 이사국 9표를 얻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프랑스,러시아,독일 등의 반대도강력한 상태로 남아있다. 이와관련, 이 결의안 수정 아이디어는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2차결의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몇주전부터 미국과 영국에 의해 논의되기시작했다. 특히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걸어 새 결의안이 필요하지 않으며 이 문제를 정치적 수단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유엔 무기사찰단의 보고를 위해 뉴욕으로 떠나기에 앞서 무기사찰단과 함께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2차결의안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는 10만명이 넘는 시위대가 집결, 반전시위를 벌였으며 러시아 정교회의 알렉시 2세 교황도 미국의 대(對) 이라크 침공 준비를비난하는 등 지구촌 반전분위기가 이어졌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이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심각한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타협위한 노력을 경주, 이 문제에대한 공통기반을 찾아줄 것을 호소했다. (유엔본부.마드리드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