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화학무기금지협정(CWC) 위반에 해당하는 유독가스인 폭동진압용 CS 가스 및 후추 분말을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지난해 10월 120명의 인질이 희생된 모스크바극장 인질극 진압과정에서 사용된 가스와 비슷한 `신경안정'(calmative) 가스가 동원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CWC는 이들 유독가스를 전장에서 사용할 경우 전면적인 화학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우려, 이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 신문은 미 해병대가 지난주 CS 가스와 후추 분말이 이미 페르시아만으로 수송된 상태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영국이 폭동진압용 물질이 사용되는 군사작전에는 참전을 허용하지 않는 정책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무장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이들 물질의 사용을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부시는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또 미 국방부 내부 문건을 인용, 미국은 현재 전장에서 사용이 금지된 여러 종류의 신경안정 가스를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의 고위 소식통은 이들 물질이 이라크의 지하 지휘통제벙커를 파괴하기 위한 정예 특수부대의 작전 과정에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전했다. 걸프전 당시 해군 사령관을 지낸 스티븐 베이커 국방정보센터 선임 연구원은 미 특수부대는 사람들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가스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가스를 사용할 기회가 있으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달 5일 이라크전 발발시 민간인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군에 치명적이지 않은 폭동진압용 약품의 사용을 허용하는 교전규칙을 작성중이라고 밝혔으며, 지난주에는 이 약품의 사용 여부는 야전 사령관에 의해 결정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