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등 굴곡의 삶을 살아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퇴임후에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일벌레 만델라에게는 평화가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84세의 고령인 만델라 전 대통령은 복역중 입은 무릎 부상때문에 제대로 걸을 수도 없지만 전혀 은퇴할 기색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새벽 5시면 일어나 평생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해온 아침운동을 하고 과일과 우유로 아침을 때운 뒤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들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갖는가 하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 대해 직분을 망각하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외무장관이 됐다고 비난하는 등 이라크전에 대한 반전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반대해온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피델 카스트로 쿠바국가평의회의장 등과 함께 블레어 총리도 여전히 친구라고 주장한다. 그는 "권력에서 물러난 후 그들이 나를 위협으로 간주하지는 않지만 그들중 일부는 내 목소리에 (여전히) 귀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그의 일정은 앞으로 수주동안 영화배우, 팝 가수, 정치인, 기업인 등과의 만남과 뉴욕, 인도네시아, 유럽 방문 등으로 빼곡이 차있으며, 매년 그를 필요로 하는 5천여건의 요청중 극히 일부만을 소화할 수 있을 뿐이다. 그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으로부터 팬암 여객기 폭파용의자 2명을 헤이그 법정에 송환하도록 하는 중재안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80세 생일을 맞아 사모라 마첼 전 모잠비크 대통령의 미망인인 그라사 마첼 여사와 결혼,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그녀와 함께 하는 삶이 우리 둘에게 축복"이라며 그녀가 자신을 성숙하게 만들었고 자녀들과 손자들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는 섬세한 사람이며 상대를 감동시키는 방법을 생각한다"며 "그는 매우 감동을 잘 시켰고 나는 그냥 녹아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도 일중독을 완화하도록 남편 만델라를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BBC는 만델라 전 대통령 인생역정을 다룬 "넬슨 만델라:살아있는 전설"을 오는 5일과 12일 각각 방송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