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파 정당이 참여한 오스트리아 연립정권이 또다시 출범했다. 볼프강 쉬셀 총리가 이끄는 보수 인민당과 극우정당인 자유당으로 구성된 오스트리아 연립내각은 지난 달 28일 토마스 클레스틸 대통령에게 취임선서를 하고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쉬셀 총리는 의회 다수 의석을 확보하게 된 연립정권이 앞으로 건강.연금보험등의 사회복지체제와 세제의 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연정 붕괴로 조기 총선이 실시된 후 3개월 만에 다시 극우정당과 손잡고 다시 출범하게 된 연립정권은 의회 과반수에서 5석이 더 많이 차지한데 불과해 오스트리아의 정치불안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민당은 작년 총선에서 역대 최대인 42%의 지지율로 사민당(37%)과 녹색당(9%)을 누르고 다수당이 된 이후 이 두 당과 연립정권 구성을 추진해왔으나 협상이 실패하자 자유당과 또다시 손잡았다. 두 번 째 인민-자유당 연정에는 자유당 출신은 당수인 헤르베르트 하우프트부총리 등 3명만 각료로 참여하게 돼 6명이 참여한 첫 연정 때에 비해 자유당의 영향력이 대폭 축소됐다. 이는 자유당이 99년 총선에선 27%의 지지표를 얻었으나 작년 총선에선 지지율이10%로 추락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스팅 보트를 쥔 자유당이 첫 연정 때와 마찬가지로 향후중요 정책에서 인민당과 갈등하며 연정탈퇴 위협을 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나치 찬양과 유대인 멸시, 외국인 이민 극력 반대 발언으로 국제적 물의를 빚은극우 정치인 외르크 하이더가 이끄는 자유당은 지난 1999년 인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함으로써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연방정부에 참여했다. 당시 유럽연합(EU)은 오스트리아에 대해 7개월 간 외교적 제재를 가하는 등 국제적 비난과 제재가 있었으며, 이스라엘은 항의의 표시로 대사를 소환한 뒤 아직도 재발령하지 않고 있다. 하이더는 이런 논란을 의식, 2000년에 당수직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자유당을수렴청정하고 있다. 지난해의 연정붕괴도 하이더가 자유당 출신 각료들을 통해 극우적인 정책을 반영시키려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더는 당시 자신에 반대하는 자유당 당수이자 부총리인 수잔네 리스-파서 등당내 온건파들을 몰아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