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를 조사중인 유엔 사찰단은 91년 걸프전쟁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된 이라크 탄도미사일과 로켓엔진의 파기를 지시할 예정이라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사찰단의 파기 지시 이행여부는 이라크의 무장해제 의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잣대가 될 전망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중인 새로운 대이라크 결의안, 나아가 이라크 전쟁에 관해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언 부캐넌 사찰단대변인은 "이라크 탄도미사일과 로켓엔진 파기지시에 관한 서한이 오늘(21일) 전달된다"고 말했다. 유엔 사찰단은 이라크의 알 사무드2 미사일 사거리가 150㎞를 넘어 걸프전 종결조건을 규정한 91년의 유엔 결의 687호를 위반했다고 밝혔으나 지금까지 이 미사일을 어떻게 처리할 지를 언급하지 않았다. 사찰단은 앞서 알 사무드 미사일에 사용하기 위해 이라크가 불법으로 수입한 380개의 로켓 엔진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는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군과 전쟁에 대비해 알 사무드2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며 미국과 영국은 이 미사일의 파기 요구를 새로운결의안에 포함해 이라크의 무장해제 의지를 시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미국과영국 언론매체들은 보도해 왔다. 뉴욕 타임스는 이라크가 유엔 감시하에 이 미사일을 파기하는데 동의한다면 이라크의 전력은 큰 타격을 입게 되겠지만 "유엔 사찰이 이라크 무장해제에 효과를 보이고 있어 전쟁이 불필요하다"는 반전론자들의 논리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이라크가 사찰단의 지시를 거부한다면 이라크가 무장해제를 위해 협조할의사가 전혀 없다는 미국과 영국의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된다고 타임스는 분석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사찰단의 미사일 파기 지시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사찰단의 지시에 순응하거나 내일이라도 이라크를 떠난다면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