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라크의 무장해제 논의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무기력하고 모순된 행태는 이 문제를 둘러싼 미국 행정부내강온파간의 논쟁에서 강경파가 옳았음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9일사설을 통해 주장했다. 저널은 `체니가 옳았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지난 14일 이라크 사찰단의 2차 안보리 보고는 유엔이 9.11 이후 세계질서의 집행은 커녕 스스로의 결의조차 지키지 못하는 기구임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의 요구는 무엇이든 다 들어주면서 유엔이 설립헌장을 지킬것을 촉구해왔다"면서 "이는 유엔의 승인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무장해제를 더욱 용이하게 할 것이라는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주장을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에 대해 행동하기를 주저하는 최근 유엔의 모습은 "유엔 사찰의유용성을 둘러싼 파월 장관과의 논쟁에서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옳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월 장관은 지난해 이라크 문제가 대두한 후 줄곧 유엔 안보리 내에서의 해결을 주장해 왔으나 체니 부통령과 럼즈펠드 장관을 비롯한 강경파들은 유엔 사찰의유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단독 군사행동도 불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이날 사설은 자사 논조와 방향을 같이 하는 행정부 내 강경파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파월 장관에게 "강경파에 맞서 자기 목소리를 높일 것"을 격려해온 뉴욕 타임스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널 사설은 시라크 대통령을 지칭하면서 "설득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프랑스가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뜻을 같이 하는 국가들과 행동할 권리가 있으며 이에 동참할 국가들은 많다"고 주장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