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을 비롯한 동북부 지역에 최고 1.2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져 주요 도시의 교통이 거의 마비되고 인명과 재산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14일 중부평원 지대에서 시작돼 노스캐롤라이나 지방으로 동진한 뒤 북상하고 있는 폭설은 17일 오후(현지시간)까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지붕 붕괴와교통사고 등으로 최소한 21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 워싱턴 D.C.를 비롯해 뉴욕과 뉴저지, 메릴랜드, 델라웨어, 웨스트 버지니아, 켄터키, 오하이오주 등이 주 전체 또는 일부를 비상재해지역으로 선포했다. 워싱턴과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등 주요 도시 공항에서 항공기는 거의 이착륙을하지 못했으며 주요 노선의 철도와 버스 운행도 중단됐다. 뉴욕과 뉴저지, 워싱턴의 국제공항 운영당국은 비행기를 놓치고 밤새워 대합실에서 대기하는 승객들을 위해 간이침대와 담요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뉴욕시 근교롱아일랜드와 웨스트 버지니아, 버지니아, 오하이오, 노스 캐롤라이나, 사우스 캐롤라이나 등지에서는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도 잇따랐다. 강설량은 메릴랜드 서부지역이 1.25m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뉴욕은 50㎝, 워싱턴은 40㎝에 달했다. 이러한 강설량은 워싱턴의 경우 2월 기록으로서는 거의 한세기만에 최대치에 해당한다. 마이클 불름버그 뉴욕시장은 "이미 제설비용으로 책정한 예산에 비해 1천900만달러를 초과지출한 상황에서 이번 폭설로 2천만달러가 더 들어갈 전망"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대통령의 날 휴일을 맞아 이동인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지적된다. 한편 기상학자들은 남서부 해안지역의 폭풍우가 캐나다 지역에서 형성된 찬바람과 결합하면서 기록적인 폭설로 이어졌다면서 눈이 그친 뒤에는 홍수가 우려된다고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