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군사공격을 둘러싼 유럽연합(EU) 내부의 갈등이 첨예화하는 가운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16일 터키에 대한 군사지원에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EU 긴급 정상회담이 17일 열릴 예정이어서 EU의 균열을 봉합할 실마리를 찾을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나토 '터키지원' 합의= 나토가 16일 터키에 대한 군사지원에 대해 공식 합의함에 따라 프랑스, 독일, 벨기에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불거진 나토의 분열은 일단봉합 단계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 나토의 합의가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EU 내부의 견해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독일 등 이들 3국은 나토 합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나토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문제를 유엔 결의 1441호 테두리 안에서 평화적으로 처리해야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날 장시간에 걸쳐 진행된 회담에서는 벨기에가 터키에 대한 군사지원을 대이라크 유엔 결의와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회담 막판까지 고수하면서 타결이불투명한 듯 했다. 그러나 결국 벨기에는 독일과 함께 "나토의 모든 회원국은 터키가 제기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적절한 수단으로 이에 기여할 수 있다"는 데 합의했다. ◇ EU 정상회의로 갈등 봉합될까= EU는 17일 이라크 문제를 계기로 꼬일대로 꼬인 내부 갈등을 풀기 위한 정상회의를 연다. 이번 정상회의는 이라크 공격 찬반 여부를 둘러싼 극한 대립 국면을 타개하고외교 정책과 국제 안보문제에 대한 유럽의 통일된 입장을 도출해내는 데에 일차적인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회의는 별다른 성과없이 모임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자리가 될 가능성도 작지않다. 독일, 프랑스가 이라크 공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는데 반해영국, 스페인 등은 정반대 입장이어서 두 진영의 입장차가 쉽사리 좁혀지기 어려운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상회의가 갈등을 봉합하기는 커녕 분열을 더욱 심화하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한 EU 외교관은 "각국 정상들이 웃으며 함께 기념사진만 찍을 수 있어도 이번 정상회의는 성공"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브뤼셀 AFP.A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