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제 원조기구들과 이라크 인접국들은 이라크전이 민간인들에 파멸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발터 푸스트 스위스 개발협력청 청장이 16일 밝혔다. 푸스트 청장은 스위스 정부 주최로 29개 원조공여국 정부와 21개 원조기구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15-16일 제네바에서 비공개로 열린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최악의 시나리오는 지난 수년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재앙이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많은 관련국과 기구들이 그같은 사태에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서 의장직을 맡았던 푸스트 청장은 "민간인 취약 정도가 1991년 걸프전 때보다 훨씬 더 크다"면서 국제 원조기구들은 각국 정부로부터 더 많은 원조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조기구들이 원조 공여국들로부터 많은 구두 지원 약속을 받았으나 실제로 받은 원조는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렌 전 핀란드 국방장관은 원조기구들과 관련국들이이라크전으로 초래될 수 있는 파국에 대비하기 위한 충분한 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좀더 신속히 파국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후 보스니아 파견 유엔 특사로도 활동했던 렌 전 장관은 이라크전 발발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십만 이라크 난민 처리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열린 이번 회담에서 "충분히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오시마 겐조(大島賢三) 유엔긴급구호조정관은 지난 13일 "이라크전이 발발하면이라크 인구 2천200만명중 100만명이 즉각 식량 원조를 필요로 할 것이며 인구중 절반이 식수 공급이나 위생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은 이라크인 200만명이 국내에서 난민이 될 것이며 60만-145만명이 인접국들로 탈출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제네바 AFP.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