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의 이라크 군사공격에 반대하는 반전시위가 15일 유럽, 미주, 중동, 아시아 등 전세계 수십개 국가에서 1천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가운데 대대적으로 개최됐다. 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로 기록된 이날 반전 대열에 동참한 각국 시위대는 미국과 영국 등 이라크 공격에 앞장서고 있는 일부 국가들을 성토하며 사태의 평화적인해결을 촉구했다. ◇ 반전 깃발 뒤덮은 유럽대륙 = 유럽에서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독일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반전시위가 열려 평화를 갈망하는 유럽인의 목소리를 만방에 알렸다. 시위 주최측은 스페인 400만명, 이탈리아 300만명, 프랑스 50만명, 영국 200만명, 독일 60만명 등 전체 1천만명 이상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각국 경찰은 시위 참가자 수가 이보다는 훨씬 적을 것으로 추산하면서도 역사상가장 큰 규모의 시위라는 데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이 밖에도 아일랜드 6만명, 네덜란드 7만명, 스위스 4만명을 비롯해 노르웨이,헝가리, 룩셈부르크, 크로아티아, 러시아 등에서도 수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반전 구호를 외쳤다. 이날 유럽 시위는 특히 정치인들과 노조 지도자, 유명 배우 등이 동참하고, 사회 각계의 여러 단체들이 정파에 상관없이 하나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전세계의 반전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구름같이 몰려든 인파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시위는 대체로 큰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흥분한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과 충돌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 중동 반미 열기 고조 = 중동 각지에서도 이날 수십만 인파가 참여한 가운데이라크 침공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아랍 지도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반전 시위를 벌였다. 역내 최대 규모의 반전시위가 열린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는 20여만명의군중들이 '타도 미국' '전쟁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벌였으며 레바논에서도 약 1만명이 참가하는 반전 시위를 열었다. 아랍 중심국을 자처하는 이집트의 카이로에서는 비교적 적은 수인 700명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도심 곳곳에서 수백명이 모여 반전 시위를벌였다. 이밖에 요르단 3천여명, 팔레스타인 600여명도 시위에 동참했으며 이날 전세계반전 시위의 당사자인 이라크에서도 수십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전쟁에 반대하고 후세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 美 반전 인파 유엔 집결 =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주변에도 세계 각지의 평화운동가들을 비롯한 10만여명의 군중이 운집, 전세계적인반전 시위에 동참했다. 이날 시위로 인해 경찰은 유엔 본부 주변 20여개 블록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통제를 벗어난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으나 큰충돌은 없었다. 특히 이날 유엔 앞 시위에는 영화배우 수전 서랜든과 대니 글로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 운동가 데스몬드 투투 주교도 동참해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밖에 필라델피아, 시카고, 시애틀, 샌디에이고, 마이애미 등 수십여개 도시에서도 반전시위가 열렸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영하 20도의 혹한속에서도 10만여명의 인파가 평화시위를 벌였으며 토론토에서도 7만5천명 이상의 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반전의 기치를높이 들었다. 쿠바와 칠레, 파라과이 등 남미 국가들도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명의시위대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반전 시위를 열고 미국의 군사 공격 의도를 비판했다. ◇ 인도에서 뉴질랜드까지 "전쟁반대" = 아시아 태평양 각국도 이날 반전 시위행렬에 빠지지 않았다. 아시아 대륙 서쪽 인도의 캘커타에서 남태평양의 뉴질랜드지까지 반전과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에는 국경이 따로 없었다. 전날 10만여명의 대규모 반전시위가 열린 호주에서는 이날도 수도 캔버라에 5천여명의 시위대가 호주 정부의 전쟁 동참 의지를 비난했으며 뉴질랜드도 1만4천명의군중이 수도 웰링턴에 집결, 반전 집회를 가졌다. 일본 도쿄에서도 전날 6천여명이 참가한 반전 시위가 열린 데 이어 이날도 20개이상의 반전 단체들이 5천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열띤 평화시위를 벌였다. 한국에서도 수십개 시민단체들의 주도로 2천여명이 참여하는 반전시위가 열렸으며 이들은 이라크 군사 공격 반대 외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도 함께 촉구했다. 이밖에 태국 3천여명, 말레이시아 2천여명 등도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반전 시위 행렬에 동참했다. (뉴욕.런던.시드니.카이로 AP.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