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0일 프랑스와 독일, 벨기에가 터키 방위를 위한 나토의 군사 지원을 거부한 것은 서방권 동맹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특히 프랑스의 "근시안적"인 태도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존 하워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나토 비상회의에서 터키 방위와 관련한 미국의 나토 지원 요청이 거부되고 같은날 동시에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가 이라크 사찰강화를 촉구하고 나선데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와 관련한 프랑스의 외교행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묻는 질문에 "당황스럽다는 것은 적절한 말이 아니다"면서 프랑스가 터키에 대한 나토의 군사지원을 거부한 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같은 결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상호방위에 대한 합의 성명을 내놓지 못할 때 서방권 동맹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라크가 U-2 정찰기의 이라크 상공비행과 과학자 인터뷰를 허용한 데 대해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에 일부 양보 조치를 취함으로써 "교묘하게 시간을 벌고 있다"고 대(對) 이라크 비난 발언의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U-2기의 정찰 비행을 필요로 하는 것은 그들이 무장해제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이라면서 "사담 후세인은 무장을 해제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를 무장해제시킬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가 이라크에 대한 사찰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데 대해 구체적으로 국명을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후세인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숨기지만 않는다면 "한명이나 두명"의 사찰단원만으로 충분할 것이라며 이들 국가와는 달리 `사찰연장에 반대'한다는 자신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하워드 총리에 대해 "내가 신뢰하는 절친한 개인적 친구"라면서 비전 있는 지도자라고 격찬했다. 이날 회견에서 하워드 총리는 "대량살상무기가 불량국가들의 수중에 놓이는 세계는 호주가 원하지 않는 세계"라며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그는 이에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과 함께 가진 회견에서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기 전에 유엔 결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으나 새 결의 없이 호주가 이라크 공격에 나서는 미국에 동조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종교 방송인들에게 행한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의 필요성이 점차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후세인 대통령이 군대를 민간 지역에 주둔시키고 있다면서 미국은 군사공격을 감행하게 될 경우 이라크 국민들에게 식료품과 의약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는 "사담 후세인은 이라크 국민들을 인간방패로 생각하고 있으며 자신의 목적에 부합한다면 그들의 고통은 전적으로 감수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라크 주민을 그의 압제 하에서 오랜 세월 고통을 겪은 인간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군이 민간 지역에 주둔하고 있다는 증거나 기타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