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암운이 고조되고있는 가운데 미국이 불가리아에 영공 개방을 요청한 데 이어 유럽지역에 F-117 스텔스 전투기를 처음으로 배치하는 등 이라크 공격을 향한 미국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불가리아의 정부 대변인인 디미타르 초네프는 미국이 향후 이라크전에 대비, 불가리아에 영공 개방과 기지 사용을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4일 밝혔다. 미국은 이와함께 이라크 영토가 아닌 분쟁지역에 불가리아의 생.화학공격 전문부대를 파병해줄 것도 요구했으며 의회에 승인을 요청하기 전에 정부가 이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초네프 대변인은 전했다. 오는 200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예정인 불가리아는 지금까지 이라크 문제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지지해왔으며, 불가리아 국방부는 최근 아프간 전쟁때와 마찬가지로 미 공군이 흑해연안의 사라포보 군기지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또 미 공군은 이날 F-117 스텔스 전투기들이 걸프지역 배치에 앞서 중간기착지인 유럽의 한 기지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숫자는 밝히지 않은 채 이 전투기들이 지난 3일밤 뉴멕시코주 홀로맨 공군기지를 출발, 미 중부사령부 관할 작전지역으로 가기 앞서 4일밤 중간기착지에도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해말부터 이라크 전쟁에 대비해 걸프지역에 막대한 규모의 병력을 파병해왔으나 스텔스 전투기를 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텔스 전투기는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바그다드 시내에 대한 최초의 공습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이와함께 미 제24 해병원정대(MEU)의 사령관인 리처드 P. 밀스 대령은 바레인의한 항구에 정박중인 미 함정 나소우호 선상에서 이라크 전쟁에 대비해 사막전이나또는 시가전 등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격이 개시되면 이탈리아가 군대와 무기류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로마에서 조제 마누엘 두라웅 바호주 포르투갈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전쟁이 발발하면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했던 것처럼 병력과군 하드웨어 부문에 기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탈리아의 지원이 공격 개시 이후 인도적 지원이나 병참분야의 지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며, 어떠한 공격도 유엔의 새 결의에 의해 승인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알리 S. 아와드 아세리 파키스탄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는 이날 미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영토에서 이라크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에 대한 영토개방 불가 의사를 천명했다. (소피아.로마.워싱턴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