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4일 유엔 이라크 무기사찰단의 사찰 연장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북서부 해안 도시인 르 투케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유엔 사찰단이 사찰활동을 위해 필요로 하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이라크에 대한 전쟁을 벌이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계속해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라크 대통령은 향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을 허용하는 결의안에 대한 표결시 거부권을 행사할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때가 되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우리는 때가 돼 상황이 주어지면 결정할 것"이라면서 "전쟁은 항상 최악의 해결책이며 (이라크) 무장해제와 관련해 평화적 수단을 통해 될 수 있는 일이 아직도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에 대해 행동을 취하겠다는 어떤 결정도 유엔에 의해 내려져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당초 지난해 12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유럽연합(EU) 농업보조금 개혁문제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EU 브뤼셀 정상회담에서 설전을 벌인 후 연기됐다. 블레어 총리는 최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방문해 대 이라크 외교압박과 군사행동에 대한 양국 입장을 조율한 뒤 이라크 공격의 임박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프랑스와 독일을 소외시킨 채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7개국과 함께낸 언론 공동기고문에서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지지했다. 반면 시라크 대통령은 지난달 불-독 우호조약인 엘리제 조약 체결 40주년 기념식을 기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함께 유엔 결의가 없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완강한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르 투케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