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는 4일 미국의 이라크 무기사찰 결과 유엔 보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라크 무력 공격 계획에 대한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라크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정당화할 근거가 아직 없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앞선 유엔 무기 사찰단 보고에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정권이 `중대한 위반'을 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이라크는 그동안 유엔 무기 사찰에 적극 협력해 왔다"고 평가했다. 야코벤코 대변인은 또 "러시아는 이라크가 최근 새로운 무기 개발 계획을 유엔에 공개한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라크가 곧 추가 조치를 취할 것으로믿는다"고 덧붙였다. 외무부의 이같은 입장은 미국 공격을 피하는 것은 전적으로 이라크 자세에 달려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앞선 발언과 대비된다. 푸틴 대통령은 3일 크렘린궁(宮)에서 열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 뒤 "러시아는 계속 (이라크가 유엔 무기 사찰에 협력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으며, 미국 주도 무력 공격을 피하는 것은 전적으로 이라크 정부 책임"이라고지적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출석, 그동안 유엔 무기사찰 결과를 보고하며 이라크 공격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지만 러시아는 정치.외교적 수단을 통한 평화적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