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해결사'를 자처해온 호스니 무바라크이집트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막기 위한 역내 외교 노력의 일환으로 25일 걸프지역 순방외교에 나섰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걸프 순방은 유엔 사찰달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사찰 보고서 제출 시한이 27일로 다가오고, 미국의 군사공격 의지가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에직면하는 새로운 여건 속에서 이뤄진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오후 아부 다비에 도착,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나흐얀 국왕과 이라크 사태를 논의한다고 이집트 정부 관리들이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자이드 국왕과 "이라크 전쟁을 막기위한 외교적 방안들"을주로 논의할 것이라고 관리들은 설명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어 쿠웨이트를 방문해 자베르 알-아흐마드 알-사바 국왕과이라크 위기 등 현안들을 논의한뒤 26일 귀국할 예정이다. 관리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다른 아랍국가들도 방문할 계획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유력 일간지 알-아흐람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UAE, 쿠웨이트에 이어 바레인과 카타르도 방문, 이라크 위기와 관련해 `중대한' 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다음달 중순에는 독일 정부의 초청으로 베를린을 방문,이라크 위기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역내 현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요시카피셔 독일 외무장관이 밝혔다. 한편 무바라크 대통령은 `경찰의 날' 기념연설에서 미국의 중동정책에 `명확한비전'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중동은 테러리즘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후속적인 대테러 조치의 부정적 여파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같은 부정적 여파는 팔레스타인 독립국 창설과 관련한 미국의 평화 비전을 실천하는 방법에 있어서 분명한 비전이 결여됨으로써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계획과 관련, 유엔의 주도적 책임을 강조하며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유보해왔으나 이날 연설은 이례적으로 강경 어조를 담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