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의핵무기 제조 기술과 관련된 미공개 문건을 발견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또는 개발여부가 또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특히 빈 화학탄두 발견에이어 핵무기 개발문제까지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이번 사태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 결정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이라크 핵기술 문건 발견: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8일 유엔무기사찰단이 이라크의 한 과학자 집에서 핵무기 기술과 관련된 것이분명한 3천여쪽의 미공개 문건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라크측이 이 문건들에 대해 왜 사전 설명을 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무기사찰단은 이라크 당국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개인 저택에 대한 수색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번역작업이 진행중인 이 문건들은 1980년대에 작성된 것으로핵폭탄 제조를 위한 우라늄 농축과 관련한 레이저 기술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기술 문서 어느 정도 수준인가:엘 바라데이 총장은 문서 발견과 관련, 이라크가 아직 핵폭탄을 제조할 단계에 까지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 명백한증거"를 발견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서들을 이전에 제출받지 못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강조하는 포인트다. 이라크는 솔선해야 한다. 우리가 이런 문서들을 스스로 찾을 수 없는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BBC방송에 출연, 이번 발견에 대해 "명백한 증거(smoking gun)을발견했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발견된 문서를 아주 명백히하고 싶다. 그러나 이것은투명성에 대한 모든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라크는 마음의 변화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라크는 그들이 깨끗하다는 우리를 통해 국제사회에 알려려면 단순히 수동적인 협력에서 능동적인 협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발견한 문서들의 용도에 대해 말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도19일 바그다드에서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과 함께이라크 당국자들과 만나 자세한 내용을 물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의 다른 핵 전문가들도 우라늄 농축 과정이 워낙 복잡한 기술이 요구되는데다 1980년대 당시 이라크가 이런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라크가 1970년대부터 "레이저 동위원소 분리"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대부분 1987년까지 폐기됐다고 전하고, 이후부터 우라늄 농축방안을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나탄 샤란스키 이스라엘 부총리는 이라크가 핵공격을 감행할 능력을 보유하지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반응:이 문서를 집에 보관하고 있던 물리학자 팔레 하산 함자는 바그다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문건이 이라크의 과거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과의 연관성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함자는 이 문서들이 개인연구 활동의 일환이며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바그다드대학 학생들의 박사학위 논문들이라고 주장했다.또 "불행하게도 엘바라데이 총장이과거 문서들을 언급하지 않은채 성급한 선언을 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레이저 동위원소 분리 연구를 했으며 1988년 이 기술이 우리의 인프라구조에서는 매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폐기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레이저 기술과 관련된 문서들은 대부분 1991년 걸프전 이후 유엔측에 제출한 이라크보고서에 포함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엘바라데이 총장과 앉아 그 문서들을 하나하나 세세하게 설명할 수있다"며 사찰단이 "뭔가 문제를 일으킬 만한 것을 찾으려 혈안이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아내가 아픈 사실을 유엔 사찰단이 활용해 그를 외부로 나가도록 설득해 이라크 핵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심문하려는 `마피아' 같은 일을 했다고비난했다. 그는 미국인 사찰요원이 자신의 집을 수색하면서 "당신의 아내가 아프니 우리가그녀를 이라크 밖으로 데리고 가 치료할 수 있다. 당신도 동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이라크 정부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하더라도" 결코 이라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사찰단의 제의를 일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라를 떠나 왕으로사느니 이 나라에서 거지로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찰단이 자신의 가족들에게 심리적인 충격을 주었다면서 지난 16일 밤을사찰단과 문건의 복사 등과 관련해 씨름하느라 보냈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과거 대량살상무기 개발프로그램에 종사했던 500명 가량의 과학자 명단을 사찰단에 제출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박사학위를 딴 하산은 1994년까지 이라크 원자력기관에서 일했으며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 국방 "명백한 증거" 없어도 공격 가능:영국의 제프 훈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 이라크에 대한 전쟁이 시작되기 위해 유엔 무기사찰단이 대량살상무기 보유를입증하는 "명백한 증거"를 찾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훈 장관은 유엔 무기사찰단이 이라크의 생화학 및 핵무기 보유에 관한 "설득력있는 증거"를 획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그다드.모스크바 AFP.AP.이타르 타스=연합뉴스)유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