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유럽 일원을 휩쓴 폭풍설과 눈사태, 홍수 등 기상이변으로 최소한 21명이 숨졌으며 공항이 마비되고 도로가 두절되면서 곳곳에서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5일 프랑스 북부 지역에 내린 강풍을 동반한 폭설로 항공편들이 지연되고 도로교통이 마비되는 등 대혼란이 일어났다고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결빙과 폭설, 강풍 등으로 활주로 이용이 불가능해져 항공편들이 줄줄히 취소됨에 따라 이날 오전 수도 파리의 샤를 드골 공항 출국 심사대에는 탑승 수속을 밟으려는 승객들이 수백m나 줄을 서서 기다렸으며 수천명의 승객들이 공항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파리의 공항관리회사인 ADP는 샤를 드골 공항으로 들어오려던 수많은 여객기들이 회항하거나 다른 공항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밝혔다. ADP는 도미니크 공화국행 항공편이 취소된데 항의하는 승객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경찰이 동원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리 제2 공항인 오를리는 샤를 드골 공항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폭설로 파리-릴, 파리-메스를 비롯 프랑스 북부의 수많은 도로가 막히는 등 도로교통도 이날 크게 지체됐다. 국립교통정보센터는 파리 지역의 폭설이 기록적이라면서 자동차 운전자들에 대해 도로가 결빙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에서도 폭설로 인한 눈사태가 발생, 5일 등산객과 스키어 각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 프랑스 알프스 지역에서도 눈사태로 스키어 2명이 매몰됐으며 다른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 3일 눈사태로 슬로바키아 타트라스산에서 사망한 체코 등산가 2명의 시체는 4일 구조대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갑자기 들이닥친 혹한으로 4일 12명이 동사해 겨울 동사자 수가 모두 227명으로 늘어났다고 시 구조당국이 밝혔다. 프랑스와 스위스는 지난 주말 알프스 지역의 눈사태 위험에 관해 경고를 발하면서 새 폭설과 기온 상승, 강풍 등으로 스키어들에게는 치명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폴란드 당국은 3일 추운 겨울날씨가 계속되면서 183명이 길거리에서 동사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사망자 대부분은 과음으로 바깥에서 잠이든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독일과 벨기에, 포르투갈,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수일간 폭우가 내려 강물이 범람했으며 수천 채의 가옥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독일 당국은 5일 3명이 더 사망해 지난 3일 이후 사망자 수가 7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중부지역에서도 이날 폭설로 인한 눈사태로 10여대의 자동차가 매몰됐으며 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수백명이 산속에서 대피했다고 기상당국이 밝혔다. 나가노(長野)현 마쓰모토(松本)시 소방당국은 아즈미 마을의 산간 도로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2m깊이의 눈 속에 매몰됐던 16대의 자동차 안에서 운전자 12명을 구출해 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또 산간 도로 곳곳에서 승용차와 버스 안에 갇혀 고립됐던 주민과 관광객 150명이 인근 호텔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런던.로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