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종욱(李鍾郁.58) 박사 등 4명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열띤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현지 소식통들이 2일 전했다. 재임 출마를 포기한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현 사무총장의 후임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모리셔스 후보가 중도에 사퇴하고 현재 후보자 8명이 득표활동에 나서고 있다. WHO 결핵국장으로 재임하는 이 박사의 가장 강력한 경쟁 후보로는 지난 8월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의 재임 포기 선언 직후 바로 선거운동에 착수한 모잠비크의 파스쿠알 마누엘 모쿰비 총리가 거론된다. 이와 함께 멕시코의 훌리오 프렝크 보건장관과 벨기에의 피터 피어트 유엔에이즈퇴치계획(UNAIDS) 사무국장도 본선투표 진출자 5명을 가려내는 예비선거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레바논의 카람 카람 관광장관, 이집트의 이스마일 살람 전(前)보건장관, 세네갈의 아와 마라 콜-섹 보건장관도 출사표를 던졌다. 후보자 8명 가운데 3명을 탈락시키는 예비선거는 집행이사회 개막 다음날인 오는 21일 제네바에서 실시된다. 32개국으로 구성된 집행이사회는 예비선거에 이어 27일 후보자 5명을 대상으로 각각 1시간에 걸친 비공개 심층 면접을 한 뒤 28일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본선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본선투표는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저 득표자를 차례로 탈락시킨 뒤 상위 득표자 2명이 최종 결선에 진출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투표 단계마다 후보자간 합종연횡이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외교통상부와 보건복지부 등 이 박사의 선거캠프는 본선 1차 투표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다각적인 득표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번 선거전은 주요 경쟁후보들이 외견상으로 아프리카, 중남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지역별로 표가 분산하는 등 안정적인 득표기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본선 1차 투표에서는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못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고 말했다. 이 박사가 이번 선거에서 임기 5년의 사무총장에 당선할 경우 지난 88년부터 10년간 연임한 일본의 나카지마 히로시 전총장에 이어 아시아 지역 출신 인사로는 두번째가 된다. 지난 48년 발족한 WHO의 역대 사무총장은 캐나다, 브라질, 덴마크, 일본, 노르웨이에서 배출됐다. 집행이사국은 △서태평양지역(4):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아프리카지역(7):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가봉, 감비아, 가나, 기니, 적도기니 △미주지역(6): 브라질, 콜롬비아, 쿠바, 미국, 그레나다, 베네수엘라 △중동지역(5):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이란, 요르단, 쿠웨이트 △유럽지역(7):스페인, 러시아,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리투아니아, 영국, 스웨덴 △동남아지역(3): 몰디브, 미얀마, 북한 등 32개국이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