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 개시가 빠르면 내년 1월로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도는 가운데 가운데 미국은 사태 발발시 예상되는 여러가지 위험성에 대한 평가작업에 착수했다. 평가작업 가운데에는 독이 오른 이라크 지도자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를 황폐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리어드 마이어스 전 합참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와의 전쟁은 "식은 죽 먹기"(a cake walk)가 아니라고 재확인했다. 본토와 해외에 주둔하는 50만명의 미군들이 천연두주사를 맞을 예정인 가운데 미군은 '초토화' 정책의 하나로 이라크가 감행할 지 모르는 대량살상무기 공격을 상정해 지난 수개월 동안 대비책을 마련해왔다. 미 정보기관 관리들은 후세인이 절망감에서 사상자가 많은 시가전 감행을 기도하거나 미군의 신용을 떨어뜨리기 위해 유전지대, 발전소 및 식량저장소 등을 파괴할 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라크와의 전쟁이 식은 죽 먹기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미국과 동맹국들은 어떤 군사작전도 전개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관 관리들은 쿠웨이트로부터 이라크군을 몰아낸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상황보다 이라크군의 전력이 약화된 상태이지만 후세인은 생존을 위해 어떤 행동도 불사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정부 관리는 쿠웨이트를 점령한 이라크군이 철수 직전에 유전에 불을 질렀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걸프전을 포함한 과거의 사례를 보면 후세인이 얼마나 위험한 짓을 할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후세인이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정부조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리는 이어 군사전문가들 조차 이라크군 특수부대가 교란공작을 위해 해외에 파견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즉 알-카에다 같은 테러조직과 연계해 얼마든지 해외공작을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관리의 설명이다. 미 정보기관들은 유엔무기보고서를 인용해 이라크가 걸프전 당시보다 더 많은 생화학무기 등 치명적인 무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미군들에 대한 천연두주사 접종을 재개한 것도 바로 이 이유에서다. 이라크가 보유한 화학무기는 걸프전 직후 대부분 파기됐으나 아직까지 겨자가스같은 화학무기 500t 가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또 그것을 운반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 미 정보기관은 그러나 이라크군이 10년 전 걸프전 당시보다 준비태세가 덜 되어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라크 육군의 규모는 예전의 70개 사단에서 23개 사단으로, 공군이 보유한 항공기수도 예전의 절반인 300여대로 줄어들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