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조기퇴진을 요구하는 베네수엘라 총파업이 3주째로 접어든 15일 친-반 차베스 세력간 대치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차베스 정부는 최대 유전지역인 마라카이보 연안 유조선에 다시 병력을 투입하는등 석유산업을 둘러싼 양측간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군의 무장병력은 북서부 마라카이보 호(湖)에 정박해 있는유조선 필린 레온 호(號)에 강제 진입, 파업 투쟁을 벌이고 있는 승무원들을 "제거하고 데리고 온 사람들로 대체했다"고 인근에 정박한 다른 선박의 선장이 전했다. 필린 레온 호의 수석 엔지니어인 데이비드 살라사르는 글로보비시온 TV와 회견에서 유조선을 강제 접수한 병력들이 군 검찰관과 항구 관리들을 동반했다고 말했다. 필린 레온 호에는 28만 배럴의 석유가 선적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 `헬로우 프레지던트(대통령)'에서 200만배럴의 석유를 선적시키며 석유 수출을 재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일 동안 총 200만 배럴의 석유를 실은 4척의 유조선이 출항했다"면서, 그러나 파업으로 인해 일부 정유공장이 여전히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국영석유회사(PDVSA)에 휘발유를 수입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특히 "일단의 쿠데타 기도 세력들, 파시스트들, 기업인들, 언론매체 등의 압력을 받아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야권의 대통령직 조기 사임 요구는 물론,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조기선거 실시 요구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수용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국내 파업 노동자들을 대체하기 위해 외국의 석유산업 노동자들을 도입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베스 대통령의 충복 호세 비센테 앙헬 부통령도 노조 지도부를 강력 비난했다. 이에 야권도 `민중주의자 차베스'의 조기사임을 요구하며 완강히 저항했다. 하루전인 14일 이 나라 역사상 최대 규모로 추산되는 100만여명의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인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이날도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차베스)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가두행진 시위에 참여했다. 야권 지도부는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앞에서도 시위를 계획했으나, 폭력적인충돌 상황을 우려해 당분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반 차베스 시위대는 이날 카라카스 동부 4차로 도로를 점거하며 대규모 집회를열었으며, 차베스 정부는 대통령궁 인근에서 수천명의 차베스 지지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크리스마스 축하 행사를 개최하며 맞섰다. 크리스마스 행사장에는 친 정부 세력들의 자체 경호대원들이 삼엄한 경계를 서는 등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에 대해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노조 지도자 카를로스 오르테가는 반정부 시위대에 행한 연설에서 "이 정권은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당국이 친 정부 경호대원들에게 400정의 자동소총을 지급했다고 강력 비난했다. 그는 지난 2일 시작된 총파업 투쟁이 무기한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알리 로드리게스 PDVSA 사장은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PDVSA 운영이 상당한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카라카스 AP.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