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관한보고서가 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에 도착함에 따라 유엔은 보고서에 대한 정밀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보고서 진실성 논란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측이 즉각 진실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라크의 무력해제를 위한 행동을 추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히자 이라크는 "보고서는 정확하고 포괄적"이라면서 미국측에 "증거를 대라"고 반발했다. 전날 이라크로부터 대량살상무기 개발 관련 보고서를 전달받은 유엔 무기사찰단소속 핵무기 사찰팀은 이날 빈 공항에 도착, 2천100쪽 분량의 핵무기 관련 보고서등이 담긴 서류 가방을 자크 보테 IAEA 사찰팀장에 전달했다. 보테 팀장은 이라크바드다드에서 사찰활동을 감독한 프랑스 출신 핵과학자이다. 보테 팀장은 기자들에게 이 보고서들이 정밀 검토를 위해 분석팀에 전달될 것이며 검토작업은 이날 밤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작업은 특히 "이라크 정부가 제공한 정보와 IAEA가 이미 확보한 정보를 상호 대조하는 식으로 면밀하고도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IAEA 사무총장이 말했다. 그는 또 유엔 무기사찰단이 과거 및 최근 활동을 통해 확보된 정보가 검토작업에 필수적 검증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분석팀이 열흘내에 검토를 마치고 유엔 안보리에 첫 보고서를 제출할 수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검토보고서는 내년 1월말께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의 유엔본부와 유엔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에 전달될 같은 내용의보고서 두 세트도 이날 늦게 뉴욕에 도착할 예정이다. UNMOVIC측은 보고서 도착과함께 생.화학무기 실태와 관련된 검증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이라크 보고서는 유엔 안보리가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에 따라 유엔 결의가 규정한 중대한 위반(material breach) 범주에 포함되는 지가 가려진다. 사찰단이 사찰결과를 보고하게 돼있는 내년 2월21일까지의 사찰일정도 안보리가 이번 이라크 보고서를 통과시킬 때에만 유효하다. 이에 따라 안보리가 보고서를 통과시킬 지 여부, 미국이 독자적으로 보고서를불인정했을 때 유엔 결의에 따른 단독의 군사행동이 가능한 지 여부 등에 따라 여러변수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호삼 모하메드 아민 국가사찰위원회 의장이 이끄는 이라크 관리들은 7일대량살상무기 보유.개발의혹에 관한 1만2천쪽 분량의 자체 보고서를 바그다드에서 UNMOVIC의 미라슬로프 그레고치치 단장에게 제출했다. 이라크측은 보고서 제출과 함께 미국이 의심하는 대량살상무기는 이라크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라크측 문건은 핵과 생화학무기 및 미사일 관련 활동 등을 별도 분리한 것으로, 생물무기 관련 내용 1천334쪽, 화학무기 1천823쪽, 미사일 관련 내용 6천887쪽등 1만1천807쪽에 달한다. 이밖에 생화확 무기 및 미사일 관련 보충 자료를 담은 325쪽의 문건과 12개의 CD-롬도 유엔에 전달됐다. 미국측은 보고서 제출과 함께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천명한 이라크 주장에 즉각 의문을 제기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보고서 제출과 관련, 백악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라크는 핵,생.화학무기를 포함한 기타 무기 개발 계획에 관한 이라크측 입장을담은 보고서를 제출했을 뿐이라며 미국은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라크 보고서 제출에 앞서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대량살상무기실태보고서에 회의적 견해를 밝히고 이라크가 유엔 결의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무장해제를 위해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이라크가 사찰단에 협력하는 것처럼 보이고 무기 보고서를 일찍 제출하는것 만으로는 전쟁을 피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보고서를 철저하게 검토한 뒤그 내용의 진실성과 완전성을 판단하고자 한다.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원 정무위원장인 조지프 리버맨 의원은 "그들이 유엔에 제출한 것은 아마 1천200쪽의 100파운드 분량의 거짓일 것"이라고 부시의 견해에 동조했다. 민주당 상원지도자인 톰 대슐의원도 "나는 대통령 보다도 사담 후세인을 믿지않는다"면서 "대통령의 행동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는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는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관한 증거가없다고 밝히고 미국에 관련 증거를 제시하라고 반발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과학 담당 보좌관인 아메르 알-사아디는 이라크보고서는 "정확하고 포괄적이며 진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의 무기 실태 보고서가 뉴욕 유엔본부와 IAEA에 전달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만일 이를 반박할만한 증거를 갖고 있다면 (유엔사찰단에) 제시하라"며 "왜 허튼 짓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사아디 보좌관은 이어 1998년 이라크에서 철수한 유엔특별위원회가 미국과 영국의 조종을 받았다는 종래 주장을 되풀이하고, 당시 "생물무기 프로그램이 그들에게무엇이든 열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유엔에 제출한 무기실태 보고서와 관련, "보고서가 일부 국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 것"이라며 "그러나 전세계는 유엔안보리 결의 1441호에 찬성했으며 유엔결의 결과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사찰단이 도착하기 전에 모든 증거를 제거한 것은 `실수'였다고 시인했다. (빈.바그다드.워싱턴 AP.AFP.d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