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8일 이라크가 유엔제출 보고서에서 생화학 무기와 핵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지 않았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라크전결행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내년초 개전을 목표로 `모의전쟁' 실시 등 사실상예비 전쟁실습에 들어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포기시한인 `12월 8일' 이라크측이 대량살상무기 보유자체를 정면 부인하자 일단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뒤 미국의 입장을 최종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백악관, 국방부를 비롯한 부시 행정부 수뇌부는 이 같은 상황에서 유엔무기사찰단의 이라크내 사찰검증행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며 이라크가 제출한 유엔보고서는 허위에 가득찬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보고 개전수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국방부는 이라크 보고서 내용으로 볼 때 이 보고서가 미국 육해공군 및 해병대의 이라크전 개전준비 강행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면서 이라크 주변 터키,카타르, 오만, 바레인,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에 주둔한 미군 병력과 항공모함을 총동원한 이라크 포위전 재점검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카타르에 설치한 이라크전 전략통제지휘본부는 9일부터 토미 프랭크스 중부사령관의 총지휘하에 컴퓨터를 동원한 가상전쟁에 돌입해 이라크전 예비실습에 착수한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모의전쟁 및 예비전쟁 실습을 직접 참관하고 이라크전 개전준비 상황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 이번주 카타르, 사우디 아라비아 등 이라크 주변국을 잇따라 방문한다. CNN 방송은 이날 국방부와 카타르 전략통제지휘본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연결해 지난 1991년 이라크전 실제 상황을 재중계하며 미국의 이라크 개전준비를 상세히 보도했다. 미국의 이라크전 결행분위기가 고조하는 가운데 미국의 일부 언론매체들은 벌써 미국의 이라크전이 빠르면 내년 1월께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의 척 해겔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 등 상원의원단은 이날 카타르를 방문해 프랭크스 사령관에게서 이라크 주변 현지실정과 개전준비상황을 청취하고 의회 차원의 실정 파악에 나섰다. 한편 앨 고어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그 같은 대(對)이라크전개전 공세를 비난하고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사담 후세인 체제 제거를 장기 과제로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면서 조기 이라크전 결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지금은테러전에 초점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