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관한 증거는 없다고 밝히고 미국에 관련 증거를 제시하라고 8일 촉구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과학 담당 보좌관인 아메르 알-사아디는 이라크가7일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는 "정확하고 포괄적이며 진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라크의 무기 실태 보고서가 뉴욕 유엔본부와 빈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전달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만일 이를 반박할만한 증거를 갖고 있다면 (유엔사찰단에) 제시하라"며 "왜 허튼 짓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영국에서 교육받고 군수산업 최고 책임자를 지낸 그는 과거 유엔사찰 과정의 핵심 쟁점이었던 세균전 프로그램과 관련, 이라크는 이미 정치적 이유로 묵살됐던 `1급 증거'를 제출했다며 "더 이상은 아무것도 찾을수 없다"고 말했다. 사아디 보좌관은 "생물무기 실태 보고는 1991년 이후 존재하지 않는 프로그램에관한 것"이라며 "1991년 1차 사찰단이 도착하기 전에 생물무기 개발 관련 증거를 완전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사찰단이 도착하기 전에 모든 증거를 제거한 것은 `실수'였다고 시인했다. 사아디 보좌관은 이어 1998년 이라크에서 철수한 유엔특별위원회가 미국과 영국의 조종을 받았다는 종래 주장을 되풀이하고, 당시 "생물무기 프로그램이 그들에게무엇이든 열어볼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유엔에 제출한 무기실태 보고서와 관련, "보고서가 일부 국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 것"이라며 "그러나 전세계는 유엔안보리 결의 1441호에 찬성했으며 유엔결의 결과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는 7일 대량살상무기 보유.개발 의혹에 관한 1만2천쪽 분량의 자체 보고서를 유엔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에 제출했으나 미국이 의심하는 대량살상무기는 이라크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라크측 무기실태 보고서는 8일 오후 빈과 뉴욕에 각각 도착, IAEA와 유엔본부관계자들에게 전달됐다. 이라크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과 12년간의 유엔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