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5일 미국이 이라크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지적, 무력사용 가능성을 재차 시사한 가운데 사찰단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인내를 갖고 사찰단 활동을 지원해달라고 국민에게당부하고 나섰다. 후세인 대통령은 앞서 타하 야신 라마단 부통령이 미국의 '중대한 위반' 경고에맞서 미국과의 전쟁 불가피론을 제기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유엔사찰단 활동은 이라크에 대한 대량살상무기 보유 의혹을 씻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한 뒤 사찰단을 적극 지원해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이는 유엔사찰단이 지난 주 바그다드에 도착, 4년만에 사찰 재개에 나선 후 발표된 후세인 대통령의 첫 공식 반응으로 라마단 부통령의 발언과 상반된 내용이다. 라마단 부통령은 이라크에서 사찰 작업을 벌이고 있는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사찰단을 "미국과 이스라엘의 스파이"라고 비난한 뒤 "부시 정부와 미 언론들은 전쟁을 알리는 북소리를 내고 있으며 침략의 구실을 찾고 있는 이들의 논리로 볼 때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라마단(금식월) 종료절로 이슬람교도들의 중요한 명절인 이드-알-피트르 기념 리셉션에 참석, 최고 권력기구인 혁명지휘위원회(RCC)의 에자트 이브라힘 부의장과 라마단 부통령,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 집권 바트당 인사 등 지도부를 상대로 좀 더 참고 유엔사찰단 활동을 지켜보자고 말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들은 가장 중요한 자질인 숭고한 인내심을 아직잃지 않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거만한 미국 전제정권이 제기해 온 대량살상무기 은닉 의혹을 깨끗이 씻어내자"고 강조했다. 한편 UNMOVIC의 디미트리 페리코스 사찰팀장은 라마단 부통령이 사찰단을 '미국중앙정보국(CIA) 및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의 스파이들'로 단정, 비난한 것에 대해 "사찰단은 서방 정보당국 정보를 바탕으로 적합한 방식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의 류젠차오(劉建超) 대변인은 유엔사찰단의 활동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중국은 (이라크와 유엔간) 협력적인 계기가 지속될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논평했다. (바그다드.런던 AP.AFP=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