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장갑차에 두 명의 여중생이 죽은 사고가 많은 한국인들을 거리에 나서게 하고 있으며, 그동안 노무현 후보가 보여온 대미입장은 이같은 한국 국민들의 정서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3일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이 보도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이 신문은 이 비극적 사건은 당초 큰 주목을 끌지 못하고 미국도 파장을 과소평가했으나 한국인들의 반미감정이 거세지면서 미국의 대한 안보전략에 심각한 장애요인이 될 것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의 사과는 너무 늦고 강도가 약한 것으로 한국에서는 평가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좌파 학생들 뿐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미군에 불만을 표출하는 계기가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어 본토에서 떨어진 오키나와섬에 대부분 주둔하는 주일미군과 달리주한미군은 수도 서울 중심가의 가장 좋은 위치의 거대한 부지에 자리잡아 한국인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서울에 사는 유럽인들도 미국인들의 오만한태도 때문에 한국을 `미국의 나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동맹은 불평등한 관계처럼 보이며, 이같은 사실이 부시 행정부와 김대중정부 때 만큼 공공연하게 드러난 적은 드물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신문은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더는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지는 못하지만 강경 대북정책이 미국의간섭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심지어 미국은 한반도 긴장완화가 미국의 이해에 부합되지 않고 미군기지의 존재를 의문시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남북대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여러차례받기도 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미국은 북한의 한국 공격에 대한 유일한 보호세력이지만 한편으로 미국에게 한국은 중국과 대만해협에 곧바로 접근할 수 있는, 전략적 중요 기지라는 점은 미국 비판론자들도 자주 지적하지 않는다고 신문은 밝혔다. 양국 정부는 그동안 이런 동맹관계가 서로 이득이라는데 의문을 품지 않았으나한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무게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 가에 다소 변화가 있을 수도있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유력한 양대 후보 가운데 하나인 노무현 후보가 현재 선거전에서는 유화적 모습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전임 대통령들처럼 미국에충실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한국민들의 정서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신문은 주장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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