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눈부신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대학생들은 러시아를 이젠 과거의 영화를 되찾을 수 없는 기울어가는 나라로 보고있다. 중국의 최고 명문대학인 베이징(北京)대학 학생들은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학교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어를 배우거나 러시아로 유학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류밍(화학과)은 "장기적으로 보면 러시아는 기울어가는 나라"라면서 "이제 중국상점에서 러시아 상품은 볼 수가 없으며 어렸을 때 봤던 러시아제 자동차도 자취를감췄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러시아는 제트기 등 군수산업에서 일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똑똑한 사람이지만 앞으로 10년간 기울어가는 추세를 멈추게 할 수는없다"고 말했다. 류밍은 "외국의 국가 원수로서 우리 학교를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을 환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학생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며 러시아는 관심의 대상이 못된다"고 덧붙였다. 여학생 왕릴리는 "푸틴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기말시험을 준비하느라 연설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주위에 러시아어를 배우거나 유학가겠다는 친구는 거의없다"고 말했다. 컴퓨터를 전공하는 량다쥔은 "소련은 과학과 기술을 진흥했지만 외부세계와 단절됐다"면서 "중국의 목표는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서방을 따라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비록 국익을 위해 했겠지만 지난 50년대에 중국의 국가건설을지원했던 나라"라면서 "러시아어를 배웠던 부모님들 세대는 남다른 감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