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1테러를 전후해 오사마 빈 라덴과 다른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치료했던 파키스탄 의사 아미르 아지즈는 빈 라덴이 신장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보도와는 달리 매우 건강했다고 27일 밝혔다. 영국에서 수학한 정형외과 전문의인 아지즈는 알-카에다와의 연계 혐의로 외부와 연락이 단절된 상태에서 한달간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요원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석방된 뒤 라호르에 있는 자신의 병원에서 AP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아지즈는 빈 라덴을 두번 만났다. 첫번째는 지난 99년 아프가니스탄 남부에서빈 라덴이 말에서 떨어져 다친 등을 치료하기 위해 만났으며, 두번째는 9.11테러 2개월 후인 지난해 11월 알-카에다 지도자 모하메드 아테프의 허리 디스크를 치료하기 위해 아프간 카불로 불려갔을 때라고 아지즈는 밝혔다. 그는 빈 라덴이 두차례 만날때마다 매우 건강했다고 전했다. 특히 빈 라덴은 보도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과 달리 만성 신장질환이나 투석(透析) 치료로 고통받고 있다는 징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아지즈는 "지난해 11월 빈 라덴을 만났을 때 건강이 매우 좋아보였다. 그는 잘걷고 있었으며 아테프를 잘 치료해 달라고 말했다"면서 "특히 빈 라덴이 신장질환을 앓고있거나 투석치료를 받고있다는 아무런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테프는 치료를 받은 다음 날 미국의 폭격으로 숨졌으며, 아지즈는 아테프 장례식에도 참석했다고 밝혔다. 빈 라덴은 건강악화설과 지난해 말 미국의 아프간 폭격 직후 짧게 공개됐던 비디오 테이프에서 건강이 나쁜 것처럼 비쳐진 외모 등으로 인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기관 관리들은 지난주 공개된 육성테이프가 빈 라덴에 의해 최근에 녹음된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 한편 아지즈는 당초 알-카에다의 대량살상무기를 획득하기 위한 노력 등을 도와준 혐의 등으로 지난달 21일 미국 수사당국에 의해 체포됐으나 이같은 혐의사실에 대해 부인, 지난 19일 석방됐다. (라호르 AP=연합뉴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