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탈리아의 복제전문가들이 앞다툼하듯 연말과 내년 초에 복제인간 1호가 탄생할 것이라고 각각 밝혀 온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탈리아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상 최초의 복제아기가 내년 1월 초 탄생할 것이라고 발표한데 이어 27일에는 미국의 종교단체 '라엘리언'의 비밀조직인 클로네이드가 이보다 빠른 올 12월 중 여아 복제인간이 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티노리 박사와 클로네이드의 수석연구원인 프랑스 여성과학자 브리지트 부아셀리에 박사는 이미 올해 초 여러 명의 복제인간이 임신 상태에 있다면서 복제인간 탄생이 임박했음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세계 최초의 복제양 돌리를 출생시킨 영국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를 포함해 세계의 동물복제 전문 과학자들은 복제인간 탄생 성공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윌머트 박사와 로슬린연구소 부소장 해리 그리핀 박사는 복제동물의 경우 자궁착상에 성공했어도 임신 중 수없는 유산이 발생했고 출생 후 몇 시간 또는 며칠만에 죽은 경우도 많았다면서 지금까지 시도된 동물 복제보다 인간 복제가 절대 쉬울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회의론을 폈다. 양, 돼지, 쥐 등은 복제됐지만 아직까지 영장류의 복제성공 사례는 한 건도 없다는 사실을 이들은 지적했다. 윌머트 박사와 그리핀 박사는 특히 안티노리 박사가 어떤 복제기술을 이용했는 지에 관해 전혀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어 복제인간 탄생 임박설이 근거가 있는 얘기인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웰컴 트러스트 암연구소의 앤 매클래런 박사는 "안티노리 박사의 얘기가 가능성은 있지만 상당히 의심스럽다.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돌리의 복제에는 양의 난자에서 세포핵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다른 양의 세포핵을 주입해 수정시키는 기술이 이용되었다. 이는 매우 어렵고도 위험한 기술이다. 자궁 착상이 쉽지 않은데다 유산과 기형의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복제에 성공한 동물도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유전적 결함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또 복제과정에서 이미 다 큰 동물의 세포를 이용했기 때문에 수명이 짧을 수도 있다. 돌리가 나이에 비해 더 늙어보이는 것도 복제과정에서 6살 난 암양에서 채취된 세포가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영국 뉴캐슬대학의 존 번스 박사는 인간 복제는 윤리적으로 무책임한 행위이며 성공하더라도 복제 아기가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