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학을 되살린 20세기 철학계의 거목으로 평가돼온 존롤스 교수가 지난 24일 타계했다고 그가 몸담았던 하버드 대학측이 밝혔다. 1921년 미국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롤스는 프린스턴 대학과 대학원에서 학위를받고 MIT대학을 거쳐 1962년 하버드 대학 철학과 교수로 임용돼 '정의론'(1971년),'정치적 자유주의'(1993년)등 명저를 펴냈다. 90년대 중반부터 뇌졸중으로 몇차례쓰러지기도 했지만 지난해까지 활발한 저술 작업을 해왔다. 특히 형이상학 철학이 주류를 이루던 하버드 대학 철학과는 그의 영향으로 현재윤리학자들이 교수진의 반을 채우고 있는 등 윤리학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롤스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역작 '정의론'을 통해 정의란 철학적 진리나 종교적신념이 아닌 사회적 합의의 대상이라는 독창적 이론을 제시해 정치철학과 윤리학에있어 로크, 홉스 등의 이론가와 버금가는 입지를 확보한 학자이다. 그는 '정의론'에서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를 인정하면서도 사회의 혜택을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의론을 집중적으로 연구, 자유주의에 평등주의의 장점을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정의로운 국가는 차등이나 불평등이 공정한 절차에 의해 정당화될 수 있는 나라를 뜻하며 한 사회의 불평등한 제도는 최소 수혜자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일 때만 허용될 수 있다. 하버드 대학 동료인 힐러리 푸트남 교수는 "그는 어떻게 선을 행할까 생각에만그친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의 삶을 통해 직접 보여줬다"면서 "그의 업적은 수십년,아니 수백년 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롤스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며 인간의 악행 가능성을 인식했지만 인간의 개선 가능성을 믿고 스스로 '현실적 이상주의'라 부르는 입장을 평생 견지한 낙관주의자였다. (보스턴 A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