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22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정권의 완전하고도 무조건적인 유엔 결의 수용을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에게 미국이 단독으로 이라크 공격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행동에 제동을 걸고 나서는 등 양국 공조에 일부균열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이날 상트 페테르부르크 남부 푸슈킨시(市) 에카테리나궁(宮)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라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최후 통첩을 수용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며 완전하고도 무조건적인 유엔결의 수용을 촉구했다.


성명은 또 "러-미 양국은 대량 살상무기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있다"면서 "후세인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성실히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러-미 양국의 공조 체제가 이라크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우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틀안에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를 갖고 있다는 미국측 입장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러-미 공조 체제가 이라크 사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이 단독으로 이라크 전쟁을 수행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에 앞서 먼저 추가적인 조치가 뒤따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특히 "우리는 유엔의 테두리안에서 행동해야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미국 단독의 군사행동 가능성을 경계했다. , 러시아는 그동안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갖고 있다는 구체적 증거가 없다며,정치.외교적 해결책을 요구해 왔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확장 ▲대 테러전 공조구축▲체첸 문제 ▲에너지 부문을 포함한 양국간 경협 확대 등을 중점 논의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나토 확장 문제와 관련, "나토 확대가 궁극적으로 러시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러시아의 해묵은 안보 우려를 불식시키기는 데 주안점을뒀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나토 국가들의 정서는 러시아가 친구라는것"이라며 "우리는 많은 이해를 공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우리는 그동안 나토 확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러-나토 관계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해 향후 나토와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양국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 핵무기 개발 의혹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동 성명이나 기자회견 도중에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에 대한 무장 해제를 촉구하는 간단한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정상회담을 마무리했다. 회담은 당초 예상 보다 30분 가량 지연돼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부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곧바로 다음 목적지인 리투아니아로 향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