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의 새 헌법 채택을 위한 국민 투표가내년 3월 실시된다고 스타니슬라스 일리야소프 러시아 체첸부 장관이 22일 발표했다. 일랴소프 장관은 미하일 바미치 친(親) 크렘린계 체첸 총리와 모스크바에서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 "새 체첸 헌법 채택을 위한 국민 투표가 2003년 3월 실시된다"며 "곧이어 대통령 선거도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같은 조치는 8년여째 계속되고 있는 1,2차 체첸 전쟁을 마무리, 혼란을 수습하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 지 아직 미지수이다. 러시아는 현재의 친 크렘린계 체첸 대통령인 아흐마드 카디로프가 주민들의 신망을 잃었다는 판단 아래 다른 인물을 내세우려 하고 있으나 대체 인물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 투표에 부쳐질 새 헌법안도 체첸의 제한적 자치만을 허용해 주민들을 얼마나 만족시켜 줄 지 의문이다. 국가의 완전한 독립이 체첸인들의 한결 같은 갈망이기때문이다. 새 헌법 마련을 위한 국민 투표는 당초 오는 12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최근 격화되고 있는 체첸-러시아간 유혈 충돌 등으로 연기됐다. 러시아는 170여명의 희생자를 낸 지난달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사건 이후 체첸에 대한 강경책을 한층 강화하고 있으나,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는 서방측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한편 체첸 민선 대통령인 아슬란 마스하도프는 이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체첸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촉구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마스하도프는 체첸 접경 난민 캠프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환영한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체첸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참석차 체코 프라하를 방문한 부시대통령은 러시아 NTV와 회견에서 "큰 현안인 체첸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라며, 푸틴 대통령이 이에 응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