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일 유럽 정상외교에 나선 가운데 정치적 라이벌인 앨 고어 전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국내에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개전정책을 강력 성토하며 부시 대통령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참석차 체코 프라하를 방문, 연설을 통해 "사담 후세인은 이번이 마지막 시험"이라면서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전면 무장해제하지 않거나 거짓말을 할 경우 이제 더 이상 이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을 상대로한 이라크 강공외교를 강화, 미국의 테러전위협 제거의 최우선순위는 이라크전이 될 것임을 거듭 천명하고 나토 회원국의 지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고어 전 부통령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제거에 테러전의 최우선순위를 둘 것이 아니라 제1 우선순위를 빈 라덴 제거에 두어야 한다"면서 지금은 알케에다 잔당과 빈 라덴을 잡기위해 테러전의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대량살상무기 위협과 관련, "사담 후세인이 문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담 후세인은 지금 당장의 위협은 아니다"면서 테러전의 초점을 빈 라덴 체포색출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공박했다. 부시 대통령이 빈 라덴의 생사문제가 테러전의 지엽적 사안임을 거듭 지적하고있는데 대해 고어 전 부통령은 9.11 테러의 주범인 빈 라덴조차 처리하지 못하면서부시 행정부가 사담 후세인과의 테러전 확전을 추진하는 것은 수순이 바뀐 것이라고비난한 것이다. 워싱턴 정계 관측통들은 고어 전 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을 정면공박하고 나선 것은 부시 대통령과의 재대립구도를 구축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담고있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고어 전 부통령의 대(對)부시 정치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