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언론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샤오캉(小康)'이다. 장쩌민 국가주석이 지난 16차 당 대회에서 "2020년까지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를 달성하겠다"고 말한 이후 중국 발전의 상징어로 자리잡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샤오캉은 어떤 상황을 말하는 것일까. 샤오캉은 원래 시경 예기 등 중국 고전에 나오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 사상가인 맹자는 이를 '홀아비 과부 고아 등도 각자 설 자리를 차지하는 상태'라고 표현했다. 불우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도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어야 하는 상황이 곧 샤오캉인 것이다. 이후 샤오캉은 '이상적인 가정경제 상황'으로 여겨져 왔다. 중국에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 샤오캉은 보다 현실적인 개념으로 바뀌었다. 개혁개방 이전 중국인들은 '자전거 재봉틀 손목시계 등을 갖춘 가정 상황'을 샤오캉으로 불렀다. 개혁개방이 본격 시작된 1980년대 초 이후 90년대 중반까지 샤오캉의 구성요소는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등으로 바뀌게 됐다. 90년대 말 들어 샤오캉 가정을 이루는 요소는 '컴퓨터 아파트 승용차'로 변했다. 경제발전으로 생활 수준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세가지를 갖춘 총각이면 지금도 최고 신랑감으로 통한다. 샤오캉이라는 말을 국가 정책에 끌어들인 것은 덩샤오핑이었다. 그는 '1990년까지 온바오(溫飽·먹고 입는 데 문제가 없는 상황) 단계를 완성한 뒤 20세기 말까지는 샤오캉 시기에 진입해야 한다'는 국가적 목표를 설정했다. 그는 또 '21세기 중반 중진국 수준에 도달하자'라고 제시했다. 장 주석이 지난주 당 대회에서 밝힌 '2020년 완전한 샤오캉사회 달성'은 결국 덩샤오핑의 발언을 달리 표현한 것이다. 그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3천달러'라고 샤오캉의 계량적 목표치를 설정했다. 집에 자전거 재봉틀 손목시계 등을 갖추고 있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던 중국인들.그들은 이제 '1인당 GDP 3천달러'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샤오캉이라는 단어에서 중국 경제의 어제와 오늘,그리고 내일을 보게 된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