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로 붕괴된 미국 뉴욕시의 세계무역센터(WTC) 부속건물들이 들어섰던 자리에 처음으로 새로운 빌딩의 건축계획이 마련됐다. 유대계 부동산 개발업자 래리 실버스타인은 WTC 부속건물의 하나였던 7호동 자리에 최첨단 안전시설들을 갖춘 52층짜리 빌딩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오는 2005년 말 완공 예정인 이 빌딩은 계단이 뉴욕시의 기준보다 20% 가량 더넓고 방화시설도 시 기준보다 크게 강화했다. 또 9.11 당시 외부와의 통신 두절로 WTC 내에서 구조작업중이던 소방관과 경찰관들이 제때 대피하지 못하고 희생된 것을 감안해 새 건물에는 내부 안테나 시스템을 설치함으로써 유사시 통신에 문제가 없도록 했다. 지주인 뉴욕ㆍ뉴저지 항만청으로부터 WTC 7호동을 임차한지 몇 달만에 9.11 테러를 맞았던 실버스타인은 건물 신축에 들어가는 사업비 8억달러는 대부분 보험사에서 지급되는 피해보상금으로 충당될 것이라고 밝혔다. 옛 7호동에는 전력업체 콘 에디슨과 시 재난관리국, 그밖에 정부기관과 금융업체들이 입주해 있었으나 신축 건물에는 콘 에디슨의 재입주만 확정됐다. 이들 기관과 업체 직원들은 WTC 쌍둥이 빌딩이 붕괴된 지 얼마후 7호동이 무너지기 전에 모두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지금 이 자리, 7호동이 들어섰던 곳에 다시 건물이 지어진다는 사실은 우리가 테러에 위협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WTC 본건물 터의 재건축 설계는 내년에 가서야 확정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