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충돌'의 저자 새뮤얼 헌팅턴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에 의한 대이라크 전쟁이 중동을 무질서 상태에 빠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헌팅턴 교수는 19일자 아사히(朝日)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은 단기간에 승리를 거두고, 이라크 국민도 처음에는 후세인 추방에 환영할 것이지만, 반년도 지나지 않아 이라크 국민은 미 점령군에 대한 저항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라크내) 반미투쟁은 권력투쟁으로 발전해 일종의 무질서 상태가 된다"면서 "이라크의 혼란은 터키,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 아라비아에도 영향을 미침으로써 중동은 불안정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헌팅턴 교수는 "현재 미 정부 고위관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 이라크의 민주화는 실현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시간을 갖고 온건하게 책임있는 정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이라크 전쟁후 세워지는) 정부가 민주정권이 아니더라도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파트너가 되는 정부라면, 이라크에도 새로운 질서가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