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앞으로 보내진 각종 e메일들이 미국 기자에게 해킹당해 공개됐다. 인터넷 보안을 전문으로 하는 프리랜스 기자 브라이언 맥윌리엄스는 얼마 전 자료조사 작업을 하던 중 우연히 간단한 작업으로 후세인 대통령 앞으로 보내진 e메일들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같은 작업에는 고난도의 해킹 기술도 필요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라크 정부의 공식 웹사이트(uruklink.net/iraq)에 링크한 뒤 이 사이트에 후세인 대통령에게 e메일을 보낼 수 있는 링크가 있으며 사용자가 각자 자신의메일계좌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메일 체크 기능에 흥미를 느낀 맥윌리엄스가 `대통령'의 약어를 사용, `press@uruklink.net'을 치고 패스워드로 다시 `press'를 치자 한참만에 1천여건의 메일이떠올랐다. 모두가 읽지도, 답신도 하지 않은 채였다. 가장 놀라운 편지들은 거래를 제안하는 미국 회사들의 것으로, 이는 이라크와의상거래를 금지하는 조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무선기술회사의 최고경영자 이름으로 된 편지는 후세인 대통령에게 "기술 향상과 풍부한기술의 해외 수출"을 논의하자고 제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회사는 "광범위한 대기중 발화"를 야기할 수 있는 무선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했으나 맥윌리엄스가 전화를 걸자 "통신 안테나 설치"에 관한 허락을 받으려던 것뿐이었다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 이밖에 많은 메일들은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과 분노한 미국인들의 욕설을 담고 있으나 때로는 매우 우호적인 내용들도 있었다. 한 호주인은 미국의 오만함을 비난하면서 비행기 표만 보내주면 미국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으며 후세인의 사인이 든 사진을 보내달라는 요청도 줄을 이었다. 그는 뜻밖의 발견 이후 이라크 관계자들에게 e메일로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패스워드를 변경하도록 권고했으나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다. 이같은 맥윌리엄스의 발견은 지난달 와이어드 뉴스 온라인과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 등에 실렸으나 그는 아직까지 미국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았다.신경 쓰지 않겠다거나, 이미 알고 있다는 태도이다. 그는 후세인에게 편지를 보낸 사람들이 공격을 당하거나 후세인의 이름으로 답신을 받지 않도록 와이어드 뉴스 온라인에 기사가 실리기 전 손수 패스워드를 바꿔버렸다. 그 후 맥윌리엄스는 바뀐 패스워드를 통해 단 한 통의 메일도 받지 못했다. (더럼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