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챙긴다'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고 갈 후진타오 당 총서기 체제의 경제운용 방향이다. 이는 중국 경제가 올해 8% 성장할 것으로 기대될 정도로 "나홀로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지만 실업자 증가와 도.농간 빈부격차 심화로 체제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개방 통한 고성장 정책 지속 후진타오 총서기는 15일 총서기 선출 직후 연설을 통해 "덩샤오핑 최고 지도자와 장쩌민 국가주석으로 이어지는 개혁·개방 노선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개방을 통한 고성장을 정책 1순위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후진타오는 개혁파의 거두인 덩샤오핑과 후야오방으로 부터 정치를 배웠다. 그 만큼 개혁개방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1백년간 개혁을 지속해야 한다는 덩샤오핑의 지침을 그대로 따를 것이 분명하다. 후진타오가 이어 받을 경제노선은 지난 14일 폐막한 제16차 전국대표대회에서 행한 장쩌민 주석의 당 보고에서 엿볼 수 있다. 후진타오 체제는 우선 2020년까지 국내 총생산(GDP)을 4배로 늘리기 위한 고성장 기조를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13억 인구의 1인당 국민소득을 3천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외국인 투자기업을 성장엔진으로 삼는 전략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부터 내국인 전용 A주를 외국인 투자자에 개방키로 한 게 그 예다. 그는 대외개방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있었다. 85년 7월 구이저우성 당서기로 부임한 후 성내 경제개발 특구를 설립하는 등 개혁작업에 나섰다. 당 지도부를 이끌고 경제공부를 위해 호주를 방문하기도 했다. 개혁개방 초기였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활동이었다. 사영기업에 국유기업과 동등한 사업환경도 제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제 및 자금조달 측면에서 전혀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티베트 자치구 서기 시절 국유기업 중심의 산업체제로는 고성장 지속이 힘들다는 현실을 절감한 경험이 있다. 때문에 적자예산을 감수하더라도 경기 부양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또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가지가 통하면 백 가지가 뚫린다.한 가지가 흥하면 백 가지가 잘 된다." 그가 구이저우성 서기 시절 도로교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금융 및 농촌 개혁 가속화 국유기업 개혁 과정에서 이미 2천5백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했고 이중 6백만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매년 1천만명씩 쏟아지는 신규 노동자를 흡수하는게 그가 안고 있는 핵심 과제다. 특히 도·농간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후진타오는 농지 사용권 양도허용을 통해 농촌에 규모의 경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기업형 농장을 대거 도입,농촌의 소득을 끌어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동시에 농촌 촌장의 직접선거 실시에 앞장서는 등 정치적 민주화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농촌 시찰에서 "농촌의 하부조직 건설과 정신문명 및 민주법제에 박차를 가해 농촌의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을 함께 발전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기의 씨앗으로 불리는 은행의 부실채권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미 공상,중국,건설 등 3대 국유은행을 2005년까지 공개,부실채권 정리 재원을 마련토록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