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가 14일 통과시킨 당장(黨章·당헌)은 두 가지 주요 변화를 담고 있다. 하나는 '공산당이 선진생산력,선진문화,광범위한 인민 이익을 대표한다'는 이른바 장쩌민 국가주석의 '3개 대표이론'이 삽입됐다는 점이다. 또 공산당 정의에 ?중국인민과 중화민족의 선봉대?라는 문구를 추가, 활동방향도 재정립했다. ◆3개 대표이론 삽입=새 당장은 공산당이 "중국 선진 생산력 발전요구를 대표하고,중국 선진문화의 전진방향을 대표하고,중국의 최대 광범위한 인민의 근본이익을 대표한다"고 규정했다. 선진 생산력은 경제력과 기술력을 의미한다. 당이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무산자의 이익을 위해 투쟁한다는 공산 이데올로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선진 생산력을 상징하는 자본가를 끌어안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자본가의 공산당 입당 근거를 제공했다. 선진 문화를 대표한다는 것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외래문화를 배척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광범위한 인민의 이익은 노동자 농민 등 무산계급의 이익을 위해 투쟁해온 공산당의 노선이 근본적으로 바뀜을 의미한다. 공산당이 이익을 대표해야 할 인민의 범위가 기업가 지식인 등 유산계급을 포함한 모든 계층으로 확대된 것이다. 둥푸렁 중국사회과학원 명예소장은 "3개 대표이론의 당장 채택은 사영경제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여 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외부충격에 의한 경제개혁을 겨냥한 것이라면 3개 대표이론의 당장삽입은 내부로부터의 개혁을 위한 사상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지적이다. 또 장 주석이 자신의 3개 대표이론을 당장에 삽입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당장에 장쩌민의 이름이나 3개 대표이론이라는 명칭이 부여되지 않은 점도 주목거리다. 장 주석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1945년 7대에서는 마오쩌둥의 사상이,97년 15대에서는 덩샤오핑의 이론이 이름과 함께 당장에 삽입됐다. ◆노동자만을 위한 공산당은 아니다=새 당장은 제1조에서 "중국 공산당은 중국 공인(工人·노동자)계급의 선봉대이며 동시에 중국인민과 중화민족의 선봉대"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97년 제15차 당대회에서는 "중국 공산당은 공인계급의 선봉장이며 중국 각 민족 인민의 이익을 충실히 대표한다"는 당장을 확정했다. 새 당장에서는 또 공산당을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업의 영도핵심'이라고 규정했다. 새 당장은 또 당의 최고이상과 최종목표가 공산주의 실현이라고 제시했다. 이전에는 당의 최종 목표가 공산주의의 사회제도를 실현하는 것으로 돼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