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10일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유엔 승인 없이도 즉각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날 NBC 방송에 나와 "이라크가 유엔 무기사찰프로그램을 준수 하지 않을 경우, 유엔이 만나서 논의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취할 행동에 대해 유엔의 승인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와 유사한 '경고성' 발언들을 쏟아냈다. 파월 장관은 "유엔이 군사행동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국가들과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권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유엔 결의 없이 군사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라이스 안보보좌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민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 의회가 부여한 권한을 사용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하고 "우리는 이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유엔 무기사찰에 협력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표명하면서 독재자인 후세인 대통령이 유엔 결의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회를 소집한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8일 이라크의 전면적인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함에 이라크는 결의안 통과 후 7일 내(15일까지)에 수락 여부를 밝히고 30일 내에 생화학무기,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실태를 유엔사찰단에 보고해야 한다. 이 결의안은 이라크가 무기사찰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데 미국은 이를 토대로 추후 유엔 논의 없이도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25만 명의 병력을 동원해 이라크에 대한 전격적인 공격을 단행, 단기간에 이라크 전역을 장악한다는 작전 계획을 수립했다고 워싱턴 포스트와뉴욕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이들 신문은 국방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미국은 이라크에 대해 전격적으로 육상, 해상, 공중 공격을 가해 후세인 정권을 조기에 붕괴시킨다는 목표를 세워놓고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songbs@yna.co.kr